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이 12월 중순 공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11월 2일 대전 KISTI 본원에서 가동식을 열었고, 지디넷코리아는 한강에 최신 GPU 8,496개와 CPU 9,936개가 탑재됐다고 전했다.
한강은 2018년 도입된 5호기 ‘누리온’의 뒤를 이어 구축됐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한강은 5호기가 맡아 온 CPU 기반 대규모 계산과학·시뮬레이션 지원에 더해, 최신 GPU를 활용한 AI 기반 과학연구까지 지원하도록 성능을 강화했다.
이 글은 ‘누리온 대비 24배’가 무엇을 잰 숫자인지 먼저 짚는다. 이어 같은 엔비디아 GH200 칩을 쓴 영국 ‘이점바드-AI’와 나란히 놓았을 때 비교되는 것과 비교되지 않는 것을 가른다. 연산자원 배분 계획, 그리고 개시일·세계 순위처럼 매체마다 다르거나 아직 정해지지 않은 대목도 따로 정리했다.
한강에 새로 더해진 것은 대규모 GPU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한강의 GPU에는 엔비디아의 CPU-GPU 통합 가속기 칩인 GH200이 포함된다. 정책브리핑(korea.kr)을 출처로 단 긱뉴스 요약은 GPU 8,496개를 GH200 8,336개와 H200 160개로 나눠 적었다.
YTN은 같은 규모를 ‘약 8천500개’로 보도했는데, 8,496개를 어림한 표현으로 읽힌다(해석). 9월 4일 동아사이언스 보도를 요약한 KISTI 사이언스온 소식에도 ‘약 8,500장’으로 나온다.
CPU와 GPU를 함께 넣은 이유는 YTN이 풀어 설명했다. CPU는 다양한 계산에, GPU는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해 둘을 함께 탑재하면 AI 분야와 기존 계산과학 분야를 폭넓게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나온 쓰임새는 다음과 같다.
- 초거대 AI 모델 학습, 신약 개발을 위한 분자 시뮬레이션(YTN)
- 신약 개발·기후 예측처럼 일반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문제(YTN)
- K-문샷 등 국가전략 R&D, 대학·출연연의 도전적 연구, 기업의 기술개발(정책브리핑)
냉각 방식도 달라졌다. 홍태영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은 기존 슈퍼컴퓨터가 공랭식·간접 수랭식이라 에너지 효율에 한계가 있었지만, 6호기는 직접 수랭식으로 설계해 에너지 효율을 “PUE 1.1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YTN에 말했다. 이 PUE 값을 어떤 조건에서 쟀는지는 YTN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누리온 대비 ‘24배’는 이론 성능을 잰 배수다



정부와 KISTI가 앞세운 성능 비교의 기준은 5호기 누리온이다. 지디넷코리아는 배수와 함께 한강의 절대 수치도 적었다.
| 항목 | 한강 | 누리온 대비 |
|---|---|---|
| 이론연산성능 | 614페타플롭스 | 24배 |
| 저장공간 | 205페타바이트 | 10배 |
| 네트워크 성능 | 400Gbps | 4배 |
페타플롭스는 연산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다. 지디넷코리아는 614페타플롭스를 “초당 6.14×10의 17승회 연산”으로 풀어 썼다.
이 표를 읽을 때 붙여 둘 단서는 세 가지다.
- 연산 성능에는 ‘이론’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실제 연구 작업이 몇 배 빨라지는지는 이 배수만으로 알 수 없다(해석).
- 누리온 쪽 절대 수치는 정책브리핑·지디넷코리아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배수로 거꾸로 계산한 값은 공식 수치가 아니다.
- 네트워크 항목의 이름이 매체마다 다르다. YTN은 ‘네트워크 속도’라고 했고, 정책브리핑 이미지 뉴스는 ‘네트워크 대역폭’이라고 했고, 긱뉴스는 ‘400Gbps 이상’으로 적었다.
누리온이 남긴 기록도 비교의 기준이 된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누리온은 도입 당시 글로벌 11위 슈퍼컴으로 등재됐고, 지난 8년 동안 연구과제 1730개를 지원해 SCI(E) 논문 1520편이 게재됐다. Nature·Science·Cell과 자매지에 실린 논문은 70편이라고 정책브리핑은 덧붙였다.
정책브리핑은 국가 슈퍼컴퓨터가 국산자동차 충돌 시뮬레이션, 엔진 설계, 과학적 기상예보, 액체로켓 엔진 연소 시뮬레이션, 차세대 배터리 개발, 극한기후 연구에 쓰여 왔다고 소개했다. 한강은 이런 CPU 기반 계산 수요를 이어받고 그 위에 GPU 기반 AI 연구를 얹는 구조로 설명되고 있다(해석).
‘가동’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날짜는 셋이다

‘가동’이라는 말이 행사와 서비스 개시를 함께 가리켜 혼동하기 쉽다. 정책브리핑 기사 제목은 ‘본격 가동’이지만, 본문은 가동식과 공식서비스 개시를 나눠 적었다. YTN은 한강이 다음 달부터 공식 운영에 들어간다고 보도했다.
| 시점 | 단계 | 전한 곳 |
|---|---|---|
| 9월부터 | 이용 연구자 모집 | 정책브리핑·지디넷코리아 |
| 10월 26일 | 베타서비스 시작 | 긱뉴스 |
| 11월 2일 | 대전 KISTI 본원 가동식 | 긱뉴스·지디넷코리아 |
| 11월 초 | SC2026에서 Top500 발표 예정 | 지디넷코리아·정책브리핑 이미지 뉴스 |
| 12월 14일 | 공식 서비스 개시 예정 | 긱뉴스 |
| 12월 16일 | 공식 서비스 개시일 | 지디넷코리아 |
날짜를 읽을 때 짚을 점은 다음과 같다.
- 공식 서비스 개시일이 다르다. 정책브리핑은 ‘다음 달 14일’, 긱뉴스는 12월 14일로 적었고, 지디넷코리아는 “공식 서비스 개시일은 오는 12월 16일”이라고 썼다. 긱뉴스 글은 출처를 korea.kr로 달고 있어, 14일 쪽에 독립된 확인이 하나 더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 시범 단계 표현도 다르다. 정책브리핑과 지디넷코리아는 현재 시범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했고, 긱뉴스는 10월 26일 베타서비스를 열었다고 적었다.
- 9월 시점의 계획 표현도 있다. 사이언스온 소식은 한강이 세계 10위권 성능을 목표로 “올해 4분기”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전했다. 사이언스온은 이 요약을 ChatGPT로 만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섯 번의 유찰과 3825억원은 따로 읽어야 한다
한강은 순탄하게 들어오지 않았다. YTN은 전 세계적인 GPU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입찰이 5차례 유찰됐고, 이후 추가 예산을 확보해 시스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총비용은 다른 매체에 나온다. 지디넷코리아는 구입 및 설치, 구축에 총 3825억원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두 보도를 합쳐 ‘추가 예산을 더해 3825억원이 됐다’고 읽어서는 안 된다. YTN 보도에는 추가 예산의 액수가, 지디넷코리아 기사에는 3825억원 가운데 추가분이 얼마인지가 나오지 않는다.
이 대목에서 아직 답이 없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다섯 차례 유찰이 각각 언제였는지
- 처음 책정한 예산과 추가로 확보한 예산이 각각 얼마인지
- 유찰로 구축 일정이 얼마나 미뤄졌는지
같은 GH200을 쓴 영국 이점바드-AI와 나란히 놓으면
비교해 볼 만한 해외 사례가 있다. 2025년 7월 더퍼블릭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엔비디아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 5448개를 탑재한 AI 슈퍼컴퓨터 ‘이점바드-AI’를 공식 가동했다. 두 시스템을 나란히 놓은 것은 이 글의 비교이며, 두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 항목 | 한강 | 이점바드-AI |
|---|---|---|
| 탑재 칩 | GH200 등 GPU 8,496개 | GH200 5448개 |
| 대표 성능 수치 | 이론연산성능 614페타플롭스 | AI 연산 성능 21엑사플롭스 |
| 냉각·효율 | 직접 수랭식, PUE 1.1대 | 직접 수랭식·하이브리드 냉각, 전력 사용 효율 1.1 이하 |
| 비용 | 구입·설치·구축 3825억원 | 영국 정부 투자 약 2억 2500만 파운드 |
| Top500 | 10위권 등재 전망 | 11위(2025년 7월 보도 기준) |
| 개방 대상 | 대학·출연연·기업 | 연구 기관·중소기업·스타트업 |
표를 읽는 요령은 항목마다 다르다.
- 칩 수는 한강이 많다. 긱뉴스 요약 기준으로 GH200만 따져도 8,336개로, 이점바드-AI의 5448개보다 많다.
- 성능 수치는 그대로 견주면 안 된다. 더퍼블릭은 21엑사플롭스를 ‘AI 연산 성능’이라 불렀고, 엑사플롭스를 “1초당 100경번의 연산”으로 설명했다. 한강의 614페타플롭스는 ‘이론연산성능’으로 제시됐으므로, 이름이 다른 두 지표를 단위만 맞춰 견주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해석).
- 효율 수치는 둘 다 1.1 안팎이다. 다만 YTN은 ‘PUE 1.1대’, 더퍼블릭은 ‘전력 사용 효율 1.1 이하’로 표현해, 같은 기준·같은 측정 조건인지는 두 기사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더퍼블릭은 이점바드-AI가 Green500에서 세계 4위를 기록했다고도 전했다.
- 비용은 통화와 포함 범위가 다르다. 한강은 ‘구입 및 설치, 구축’ 비용으로, 이점바드-AI는 정부 투자액으로 제시돼 환율로 바꿔도 같은 항목의 비교가 되지 않는다(해석).
- 순위는 시점이 다르다. 이점바드-AI의 11위는 2025년 7월 보도에 나온 순위이고, 한강의 10위권은 발표 전 전망이다.
구축 속도도 견줘 볼 거리다. 더퍼블릭은 이점바드-AI가 구상부터 구축까지 2년, 전체 시스템 설치·가동에 12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한강의 전체 구축 기간은 YTN·정책브리핑·지디넷코리아 기사에 나오지 않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다.
연산자원은 연구·국가전략·산업에 나눠 배분할 계획이다
긱뉴스 요약에 따르면 한강의 연산자원은 R&D 혁신 55%, 국가전략 30%, 산업혁신 15% 내외로 배분될 계획이다. 분야별 쓰임은 이렇게 적혀 있다.
- R&D 혁신: 과학기술 전 분야의 계산과학과 데이터 분석 등 연구과제 지원
- 국가전략: K-문샷 등 전략기술 확보와 사회문제·긴급 현안 해결 프로젝트 지원
- 산업혁신: 기업 활용 촉진, 중소기업·스타트업에 컨설팅·기술지원 등 인큐베이팅 서비스 제공
이 비율에는 ‘내외’가 붙어 있어 고정된 할당량이라기보다 계획치로 읽는 편이 맞다(해석). 이용을 준비한다면 정책브리핑 원문이나 KISTI 공지에서 같은 비율을 다시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이용자별로 보면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이하 해석).
- 대학·출연연 연구자: 가장 큰 몫인 R&D 혁신 분야가 주된 통로가 된다.
- 국가전략 과제 수행자: K-문샷은 정책브리핑이 ‘국가전략 연구개발(R&D)’의 예로 든 사업이다. YTN은 K-문샷과 함께 ‘7-Seed’를 들었지만, 두 사업의 구체적 내용은 보도에 설명되지 않았다.
- 기업: 산업혁신 몫은 세 분야 중 가장 작지만, 중소기업·스타트업 대상 인큐베이팅이 따로 명시됐다.
‘세계 10위권’은 아직 전망이다
한강의 국제 순위는 11월 초 국제슈퍼컴퓨팅컨퍼런스(SC2026)에서 발표될 Top500, 즉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순위에서 가려진다. 같은 ‘10위권’이라도 말한 주체와 무게가 다르다.
- 목표: 9월 동아사이언스 보도를 요약한 사이언스온 소식은 한강이 세계 10위권 성능을 목표로 한다고 적었다.
- 전망: 정책브리핑은 Top500에서 10위권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썼다.
- 발언: 지디넷코리아는 이식 KISTI 원장이 “10위권급에 등재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 단서: 긱뉴스는 “순위가 확정된 것은 아님”이라고 따로 적었다.
참고할 기준점은 누리온이다. 누리온은 도입 당시 글로벌 11위였다. 한강의 실제 순위는 YTN 보도에도 나오지 않아, 발표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전망으로만 읽어야 한다.
아직 모르는 것과 확인하는 순서
다음 질문들은 지금까지의 보도로는 답이 정해지지 않았다.
- 공식 서비스 개시일이 12월 14일인지 16일인지
- SC2026 Top500에서 한강이 받은 실제 순위
- 이론연산성능이 아닌 실측 성능
- ‘PUE 1.1대’ 수치의 측정 조건
- 연산자원 배분 비율이 확정된 것인지
- 다섯 차례 유찰의 시점과 추가 예산 규모
확인은 이 순서로 하면 된다.
- Top500 결과를 본다. 정부와 KISTI 설명대로라면 11월 초 SC2026에서 발표된다. 순위와 함께 순위 산정에 쓰인 성능 수치가 614페타플롭스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본다.
- 공식 개시일을 확인한다. 정책브리핑에 실린 문의처는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042-869-0841)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인공지능혁신과(044-202-4547)다.
- 이용을 고려한다면 자신의 과제가 R&D 혁신·국가전략·산업혁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먼저 정리한 뒤 문의한다.
- 다음 단계 일정도 챙긴다. 사이언스온 소식에 따르면 KISTI는 아이온큐의 100큐비트급 양자컴퓨터 ‘템포’를 설치 중이며 2027년 상반기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ChatGPT로 만든 요약이므로 원 기사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