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청이 내년부터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면허 갱신 시험에 ‘방향 전환’과 ‘안전 확인’ 항목을 새로 추가한다. 이미 실차시험을 의무화한 상태에서 기준을 한 번 더 끌어올리는 조치로, 지난 7월 새 기준을 147명에게 시범 적용한 결과 합격률은 81.6%까지 떨어졌다. 2025년 기존 시험 합격률이 9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낮아진 수치다.
무슨 일이 있었나
- 대상: 최근 3년 이내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일본의 75세 이상 운전자
- 변경 내용: 내년부터 차고 주차를 가정한 ‘방향 전환'(액셀·브레이크 페달 조작 평가), 교차로·일시정지 지점에서 좌우를 확인하는 ‘안전 확인’ 항목이 신설되고, 일시정지 위반 감점 폭도 확대된다
- 시범 결과: 2026년 7월 147명 대상 새 기준 적용 시 합격률 81.6% (2025년 기존 기준 93% 대비 하락)
- 강화 배경: 2023년 면허를 갱신한 75세 이상 운전자를 2년간 추적한 결과, 위반 이력이 있으면서도 검사에 합격한 운전자의 사고 건수는 10만명당 1575건으로, 위반 이력이 없는 동년배(571건)보다 2.8배 많았다
- 한국 현황: 75세 이상은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하며 교통안전교육과 적성검사가 의무다. 다만 위반 이력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실차시험 의무화는 아직 없고, 실도로·가상환경 평가 시범사업과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다
왜 하필 지금 시험을 더 어렵게 만드나

이번 조치의 근거는 ‘합격’과 ‘안전’이 반드시 같은 말이 아니라는 추적조사 결과다. 일본 경찰청이 2023년 면허를 갱신한 75세 이상 운전자를 2년간 추적한 결과,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으면서도 운전기능검사에 합격한 운전자의 사고 건수는 10만명당 1575건이었다. 반면 위반 이력이 없는 같은 연령대 운전자는 10만명당 571건으로, 두 집단의 사고율은 2.8배 차이가 났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두 집단 모두 ‘면허를 유지하고 있는’ 운전자라는 데 있다. 즉 기존 실차시험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고 위험을 걸러내는 충분한 장치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일본 경찰청이 시험 항목을 늘리는 방향을 택한 것도, 감점 기준을 세분화해 위험 신호를 더 촘촘히 잡아내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내년부터 무엇이 새로 평가되나

![고령운전자 '이것' 못하면 면허 날아간다…일본의 '초강수' [도쿄나우] 관련 이미지](https://blog.ne.kr/wp-content/uploads/2026/09/CCJSR35EBYE_5491.webp)
일본의 운전기능검사는 현재도 실제 차량으로 우회전·좌회전·일시정지 등을 평가해 100점 만점에서 감점하는 방식이며, 일반 1종 면허는 70점 이상을 받아야 갱신이 가능하다. 갱신 기한까지 합격하지 못하면 면허는 그대로 실효된다.
내년부터는 두 가지 항목이 새로 들어간다. 차고 주차 상황을 가정해 액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정확히 조작하는지 보는 ‘방향 전환’ 항목과, 시야가 좋지 않은 교차로나 일시정지 지점에서 고개를 돌려 좌우를 확인하는지 평가하는 ‘안전 확인’ 항목이다. 여기에 일시정지 위반에 대한 감점 폭도 함께 확대된다. 실제 운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위험 행동을 시험 항목으로 구체화한 셈이다.
합격률 숫자가 보여주는 체감 난이도
시험 강화가 실제로 얼마나 까다로워지는지는 시범 적용 합격률로 가늠할 수 있다. 일본 경찰청이 지난 7월 147명을 대상으로 새 기준을 적용한 결과 합격률은 81.6%였다. 2025년 기존 운전기능검사 합격률이 9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수치다.
다만 이 81.6%는 147명이라는 시범 표본에서 나온 결과이고, 실제로 적용될 최종 기준과 전국 단위 합격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감점 항목이 늘어난 만큼 합격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과, 운전자들이 새 기준에 맞춰 준비하며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한국은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한국의 75세 이상 운전자는 3년마다 면허를 갱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통안전교육과 적성검사를 받는 것이 의무다. 다만 일본처럼 일정한 위반 이력이 있는 고령운전자에게 실차시험을 전국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경찰청과 한국도로교통공단은 7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실제 주행과 가상환경을 활용한 운전능력 평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운전능력이 떨어진 운전자에게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 등을 제한하는 ‘조건부 운전면허’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다. 다만 조건부 면허의 구체적인 제한 범위나 전국 시행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일 모두 ‘나이’가 아니라 ‘실제 운전능력’을 기준으로 면허 제도를 손질하고 있다는 방향은 같지만, 일본은 이미 위반 이력자를 실차시험으로 걸러낸 뒤 시험 난도를 더 높이는 단계로 넘어간 반면, 한국은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조건부 면허의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점에서 속도 차이가 있다.
제도가 바뀌면 누가 무엇을 다르게 준비해야 하나
- 고령운전자 본인: 일본에서 최근 3년 이내 위반 이력이 있다면 방향 전환·안전 확인 항목을 염두에 두고 갱신 전 실차 연습이 필요해진다. 한국은 아직 전국 의무화 전이지만, 시범 평가에 참여해 자신의 운전능력을 미리 확인해볼 수 있다.
- 가족: 부모나 조부모가 75세 이상이라면 갱신 시기와 최근 위반 이력을 함께 확인하고, 조건부 면허가 도입될 경우를 대비해 야간·장거리 이동을 대체할 수단을 미리 논의해두는 편이 좋다.
- 보험업계: 위반 이력 유무에 따라 사고율이 2.8배 차이 난다는 추적 데이터는, 고령운전자 특약을 위반 이력 기준으로 세분화할 근거가 될 수 있다.
- 교통당국·지자체: 조건부 면허나 시험 강화로 운전을 포기하는 고령자가 늘어나면, 이를 대체할 대중교통·이동지원 서비스 확충 부담이 함께 커진다.
자주 묻는 질문
일본의 운전기능검사는 누가 받아야 하나요? 운전기능검사는 최근 3년 이내 과속 등 일정한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는 75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할 때 받아야 하는 실차시험입니다. 위반 이력이 없는 75세 이상 운전자는 대상이 아닙니다.
합격 기준 점수는 얼마인가요? 100점 만점에서 우회전·좌회전·일시정지 등 항목별로 감점하는 방식이며, 일반 1종 면허는 70점 이상을 받아야 합격입니다. 내년부터는 방향 전환·안전 확인 항목이 추가되고 일시정지 위반 감점 폭도 커집니다.
갱신 기한까지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갱신 기한까지 운전기능검사에 합격하지 못하면 면허가 그대로 실효됩니다. 재시험 기회는 있지만 기한 내 합격이 전제 조건입니다.
한국도 고령운전자 실차시험이 의무인가요? 아직 아닙니다. 한국은 75세 이상 운전자에게 3년마다 갱신과 교통안전교육·적성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일본처럼 위반 이력자에게 전국 단위로 실차시험을 의무화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실도로·가상환경 평가 시범사업 단계입니다.
조건부 운전면허란 무엇인가요? 조건부 운전면허는 운전능력 평가 결과에 따라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운전 등 특정 조건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한국은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제한 범위를 검토하는 단계이며, 아직 확정된 시행 시점은 없습니다.
앞으로 확인할 것들
일본의 시험 강화는 2027년(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최종 감점 기준과 전국 단위 합격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역시 조건부 운전면허의 구체적인 제한 범위와 시행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실도로·가상환경 평가 시범사업의 결과가 다음 단계를 가늠할 열쇠가 될 전망이다.
가족 중 75세 이상 운전자가 있다면 지금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은 세 가지다. 최근 3년간 교통법규 위반 이력, 다음 면허 갱신 시기, 그리고 거주 지역에서 진행 중인 고령운전자 운전능력 평가 시범사업 참여 가능 여부다. 나이가 아니라 실제 운전능력을 기준으로 삼는 방향은 한·일 모두 같지만, 그 기준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앞으로 나올 세부 시행안을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도쿄나우 코너에서는 이번처럼 고령층 안전과 직결된 정책 변화 외에도, 앞서 일본의 잠 깨는 약 부작용 수준을 다루며 일본 사회가 고령 인구의 건강·안전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짚은 바 있다. 무거운 정책 이슈만이 아니라 일본 출발드림팀 참가자의 이색 탈락 사례처럼 가벼운 화제까지 폭넓게 다뤄온 만큼, 앞으로도 고령운전자 제도의 후속 소식을 이어서 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