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연구원 9억 횡령해 대출 갚고 유흥비 쓴 전 실장, 2심서 집행유예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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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전 연구기획실장 조모씨가 2017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연구개발적립금 등 9억 4000여만원을 횡령해 카드값과 유흥비, 개인 대출금 상환에 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이 2026년 8월 27일 자로 최종 확정됐습니다. 1심은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지만, 서울고법 형사6-3부(박정제·민달기·김종우 부장판사)가 맡은 2심은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붙여 감형했습니다. 벌금 100만원은 1심과 2심 모두 그대로였습니다.

한눈에 보기

9억 횡령 사건의 숫자들 인포그래픽
9억 횡령 사건의 숫자들 (자료: 서울고법 형사6-3부 판결, 2026-08-27 확정)
  • 조모씨(前 전략연 연구기획실장), 2017년 12월~2022년 5월 연구개발적립금 등 9억 4000여만원 횡령
  •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에게 2019년 1월~2020년 2월 4300여만원 금품 제공 혐의, 타인 명의로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원 우회 제공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함께 기소
  • 1심: 징역 3년 실형 + 벌금 100만원
  • 2심(서울고법 형사6-3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 벌금 100만원 — 2026년 8월 27일 확정
  • 조씨는 서훈 전 국정원장의 특혜채용 의혹 당사자로 지목됐지만 그 건은 2024년 7월 무혐의 처분, 수사 과정에서 이번 횡령 혐의가 별도로 드러남

9억 4000만원, 카드값과 유흥비와 대출금 상환으로 사라졌다

1심 실형 vs 2심 집행유예 인포그래픽
1심 실형 vs 2심 집행유예 (자료: 서울고법 형사6-3부 판결, 2026-08-27 확정)

조씨가 횡령한 돈은 전략연의 연구개발적립금 등 기관 운영 자금입니다. 검찰과 법원이 확인한 액수는 9억 4000여만원으로, 2017년 12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약 4년 5개월에 걸쳐 카드비, 유흥비, 개인 대출금 상환 등에 쓰였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국가정보원 산하 유관기관으로, 안보·정보 분야 정책연구를 수행하는 곳입니다.

횡령 혐의 외에 두 가지 혐의가 더 있습니다. 조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에게 43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타인 명의를 빌려 한 국회의원 후원회에 300만원을 우회 제공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적용된 죄명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입니다.

징역 3년이라는 숫자가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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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조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6-3부가 맡은 2심은 1심의 유죄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양형이 너무 무겁다”는 조씨 측 주장을 받아들여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붙였습니다.

재판부가 밝힌 감형 사유는 세 가지입니다. 조씨가 10억원이 넘는 돈을 반환해 피해 회복에 나섰다는 점, 이번 사건 전까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재판부는 “조씨에게 요구되는 도덕성 및 청렴성의 수준, 피해 액수, 피해금 사용처 등을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는 판단은 유지했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징역 ‘3년’이라는 숫자가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제3조는 횡령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하도록 정합니다. 조씨의 횡령액 9억 4000여만원은 이 구간에 해당해, 법원이 선택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낮은 형량이 징역 3년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형법 제62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선고받았을 때만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도록 하는데, 3년은 이 상한선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1심이 실형을, 2심이 집행유예를 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경계선이 있습니다.

서훈 전 국정원장 특혜채용 의혹이 캐낸 별도 횡령 사건

조씨는 애초에 횡령 혐의가 아니라 다른 의혹의 당사자로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인사를 국정원 산하 기관에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에서, 조씨가 2017년 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특혜 채용된 당사자로 지목된 것입니다. 검찰은 이 의혹을 수사했지만 2024년 7월 서훈 전 원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특혜채용 의혹 자체는 무혐의로 마무리됐지만, 그 수사 과정에서 조씨의 별도 횡령 혐의가 드러나면서 이번 재판으로 이어졌습니다. 채용 경위를 캐던 수사가 채용 이후의 자금 관리 문제를 들춰낸 셈입니다. 공공기관 자금을 개인 용도로 쓴 사건에서 법원이 어디까지 죄질을 무겁게 보는지는 이번 사건 말고도 반복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1700만원 상당의 GPU를 훔치고 챗GPT의 조언 때문이라고 변명한 절도범 사건에서도 재산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와 반성 정도가 쟁점이 됐습니다.

판결은 확정됐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들

이번 판결로 확정된 사실은 명확합니다. 조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자로 확정됐습니다. 횡령액 9억 4000여만원 중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반환했다는 점도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입니다.

반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조씨에게 금품을 받은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이 별도로 처벌받았는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 후원회 쪽에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전략연이 이번 사건 이후 연구개발적립금 등 내부 자금 관리 체계를 어떻게 바꿨는지도 공개된 내용이 없습니다. 이 부분은 후속 보도를 통해 확인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어떤 법인가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은 횡령·배임·사기 등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클 경우 형법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정한 법입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합니다. 조씨의 횡령액 9억 4000여만원은 5억원 이상 구간에 해당합니다.

집행유예를 받으면 실제로 처벌을 받지 않는 건가요? 집행유예는 형은 선고하되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미루는 제도로, 처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씨는 징역 3년의 집행을 4년간 유예받았을 뿐이며, 유예 기간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등 문제가 생기면 유예가 취소되고 원래 형이 집행될 수 있습니다. 벌금 100만원은 집행유예와 별도로 그대로 부과됩니다.

조씨가 서훈 전 국정원장 특혜채용 의혹의 당사자였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조씨는 2017년 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서훈 전 국정원장의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됐던 인물입니다. 다만 이 특혜채용 의혹 자체는 검찰이 2024년 7월 무혐의로 처분했고, 조씨가 재판에 넘겨진 것은 그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별도의 횡령 혐의 때문입니다.

2심에서 감형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2심 재판부는 조씨가 10억원이 넘는 돈을 반환해 피해 회복에 노력했다는 점, 이번 사건 전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 항소심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형 사유로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조씨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청렴성 수준에 비춰 죄질 자체는 좋지 않다는 판단은 유지했습니다.

이 판결은 대법원까지 간 건가요? 아닙니다. 서울고법의 2심 판결은 2026년 8월 27일 자로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이는 검찰과 조씨 양쪽 모두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지켜볼 대목

이번 사건은 국정원 산하 기관 자금이 4년 넘게 개인 유흥비와 대출 상환에 쓰였는데도 최종적으로는 집행유예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계속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확인할 대목은 전략연을 비롯한 국정원 유관기관들이 연구개발적립금 같은 내부 자금에 대한 관리·감사 체계를 강화했는지 여부입니다. 아울러 조씨에게 금품을 받은 전 국가안보실 행정관에 대한 별도 수사나 처분이 나온다면, 이번 사건의 또 다른 축이 마무리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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