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59원, 1년 2개월 만에 최저 — 기업 달러 매도·엔화 강세 배경

원달러 환율이 9월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9.4원 내린 1359.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60원 아래에서 주간 거래를 마친 것은 2025년 7월 2일(1359.4원)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지난 6월 말 장중 1550원을 넘어 1600원대까지 넘봤던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내려온 셈이다.

시세부터 확인해보면

9월 3일 마감 환율, 숫자로 보면 인포그래픽
9월 3일 마감 환율, 숫자로 보면 (자료: 서울외환시장 2026-09-03 마감 기준)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확인된 숫자는 다음과 같다.

  • 9월 3일 마감가 1359.3원, 전일 대비 9.4원 하락 — 주간 거래 기준 1년 2개월 만의 최저치
  • 환율은 1359원에서 출발해 장중 대부분 1360원 안팎에서 움직였다
  • 같은 날 엔달러 환율은 157.214엔으로 2.73엔 하락, 한때 157.170엔까지 밀리며 미일 공동개입 이후인 8월 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6월 말 1550원대에서 시작해 두 달여 만에 200원 가까이 하락한 흐름의 연장선이다

이 하락은 하루짜리 이벤트가 아니라 두 가지 구조적 변화가 겹친 결과다. 하나는 기업의 달러 매도 방식이 바뀐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엔화를 둘러싼 국제 정책 압박이다.

기업 달러 매도, 월말 집중에서 상시 흐름으로 바뀌었다

수출 기업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다. 과거에는 이런 달러 매도가 월말에 몰렸지만, 최근에는 수시로 달러를 파는 기업이 늘었다. 반면 해외 물품 대금을 지급하려는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는 아직 강하지 않아, 파는 쪽은 많고 사려는 쪽은 적은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런 상시 매도 흐름은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다. 정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기업에 보유 달러를 즉시 환전해달라고 요청했던 정부가 삼성·SK에 SOS를 보낸 배경이 지난 6월부터 이어진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시 요청의 핵심은 월말에 쏠리던 달러 매도를 분산시켜 환율 급등락 자체를 완화하자는 것이었는데, 석 달이 지난 지금 그 효과가 통계로 확인되는 셈이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자금 유입 기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하이닉스發 달러 폭탄이 촉발한 환율 급락에서 이미 짚은 바 있다. KB증권 오재영 수석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관련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가 있었고, 최근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에 들어오는 달러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매도 방식이 월말 쏠림에서 상시 분산으로 바뀌었다는 점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시장 입장에서는 환율 급등락 폭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환전 타이밍을 분산시켜 환헤지 비용을 관리하기 쉬워진다. 다만 이 흐름이 정부 요청에 대한 일시적 반응인지, 기업들이 아예 관행을 바꾼 것인지는 이번 한 번의 통계로 단정하기 어렵다.

G20 무대에서 이어진 엔화 압박 — 베선트 발언과 미일 공동개입

6월 고점부터 9월 저점까지 인포그래픽
6월 고점부터 9월 저점까지 (자료: 서울외환시장·G20 재무장관회의 관련 보도 종합, 2026-09-03 기준)
환율 1년 2개월 만에 1350원대… 기업 달러 매도·엔화 강세 영향 관련 이미지

엔화 강세는 원화 강세에 직접 힘을 보탰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말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했고, 최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일본 당국에 기준금리 인상과 안정적인 엔화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개입의 효과는 숫자로도 나타난다. 9월 3일 엔달러 환율은 157.214엔으로 전날보다 2.73엔 내렸고, 장중 한때 157.170엔까지 하락하며 미일 공동개입 이후인 지난달(8월) 7일 이후 최저치를 다시 썼다. 엔화가 강해지면 아시아 통화 전반이 동조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엔화 압박이 원화 강세를 동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흐름은 시장 스스로 만든 움직임이라기보다 정책적으로 유도된 측면이 크다. 베선트 장관의 요구대로 일본은행(BOJ)이 실제로 기준금리를 올릴지, 아니면 구두 개입 수준에서 그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정책 압박이 느슨해지면 엔화·원화 강세 흐름도 함께 되돌아갈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 수요, 한국은행이 지목한 새 환율 변수

가상자산 시장의 달러 수요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이 2019~2025년 유로화와 튀르키예 리라화 등 12개 통화를 분석한 결과, 테더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 실제 달러 수요까지 증가해 해당 국가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현재 원화는 바이낸스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기 때문에, 이 채널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크지 않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앞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법인과 외국인 참여가 확대되면 코인 시장과 외환시장 간 연결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은 12개 통화의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한 상관관계 분석 단계이지, 원화에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아니다.

이 변수가 흥미로운 이유는 방향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법인·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넓히는 정책이 검토될 때마다,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수요 증가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셈법이 함께 따라붙게 된다. 지금 당장 환율에 반영된 변수는 아니지만, 앞으로 관련 정책이 나올 때마다 이 분석이 근거로 다시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과 이번 주 지켜볼 지점

이번 하락이 추세로 이어질지는 세 가지 조건에 달려 있는데, 셋 다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세가 언제 회복될지 — 매도 우위 구조가 계속되는 한 환율 하락 압력은 유지된다
  • 베선트 장관의 요구대로 일본은행이 실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 — 구두 개입에 그치면 엔화 강세도 되돌아갈 수 있다
  •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법인·외국인 참여 확대 시점과 범위 —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번 하락은 지난달 1368.6원으로 13개월 만에 1360원대에 진입했던 흐름의 연장선에 가깝다. 당시에도 수출기업 달러 매도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 이번에는 여기에 엔화를 둘러싼 국제 정책 압박과 가상자산발 변수까지 새로 더해졌다는 점이 다르다.

자주 묻는 질문

원달러 환율이 1359원까지 내려간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달러 환율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수출 기업의 상시적인 달러 매도다. 과거 월말에 몰리던 매도 물량이 최근 들어 수시로 나오면서, 달러를 사려는 수입 업체 수요를 웃도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엔화 강세가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엔화와 원화는 아시아 통화로서 국제 외환시장에서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 G20 무대에서의 엔화 관리 압박으로 엔화가 강해지면서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가상자산 스테이블코인이 환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테더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늘면 실제 달러 수요도 증가해 해당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원화는 바이낸스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아 현재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경우의 잠재적 변수로 제시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나요? 이 부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수입 업체 매수세 회복 여부와 일본은행의 실제 금리 인상 여부 등 핵심 변수들의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추가 하락을 단정할 근거는 현재로선 부족하다.

기업의 달러 매도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지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서울외환시장의 일별 마감 환율과 변동 추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매도 우위가 이어지면 환율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매수세가 회복되면 반등 흐름을 보이게 된다.

체크포인트

2026년 9월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년 2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지만, 이를 만든 세 축(기업 달러 매도 상시화, 엔화 강세를 부른 국제 정책 압박, 잠재적 가상자산 변수) 중 두 가지는 아직 방향이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주에는 수입 업체의 달러 매수 재개 여부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화 강세가 일회성 조정인지 추세 전환인지는 이 두 변수가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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