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시비 후진 사고, 대법원은 왜 특수상해가 아니라고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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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자리를 두고 말다툼하다 차를 후진해 상대방을 다치게 한 운전자에게 1·2심이 적용한 특수상해죄를, 대법원이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법률신문은 대법원 형사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가 2026년 9월 3일 이 사건을 파기환송하고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2026도8822). 법률신문

원심이 선고한 형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120시간이었다. 머니투데이 대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형이 무겁다는 점이 아니라, 차량을 ‘위험한 물건’으로 보고 특수상해죄를 적용한 부분이다.

무죄로 끝난 사건은 아니다. 이 글에서는 2023년 8월 주차장에서 시작된 경과, ‘위험한 물건’을 가르는 기준, 1·2심과 대법원의 근거가 갈린 지점, 그리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을 순서대로 본다.

대법원이 뒤집은 것은 형량이 아니라 죄명 적용이다

1심과 2심은 모두 특수상해 혐의를 유죄로 보고 같은 형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차량을 위험한 물건으로 보아 특수상해죄로 의율했으나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데일리

죄명이 갖는 무게는 작지 않다. 시사저널은 형법상 특수상해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돼 있고 벌금형이 없는 중범죄라고 설명했다. 시사저널

다만 이번 판단이 행위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든 것은 아니다. 시사저널이 인용한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차량이 개입됐다는 사실만으로 특수상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라면서도, 대법원이 A씨의 행위를 무죄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같은 변호사가 환송심에서 단순상해 등으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 대목은 법원의 결론이 아니라 이 변호사의 전망이다.

2023년 8월 지하주차장에서 2026년 9월 대법원까지

원심 선고와 피해 정도 인포그래픽
원심 선고와 피해 정도

사실관계는 보도마다 큰 틀에서 겹친다. 머니투데이와 법률신문이 적은 경과는 이렇다.

  • 두 사람은 같은 주차 자리에 먼저 대기 위해 함께 후진하다 차량을 멈췄다.
  • 피해자가 차에서 내려 상대 차량 트렁크 부근, 차량과 약 40~50㎝ 떨어진 곳에 섰다.
  • 몇 초 뒤 차량이 다시 후진했고, 뒤 범퍼가 피해자의 왼쪽 다리와 허리 부위에 부딪혔다.
  • 피해자는 차량에 밀려 6~7걸음쯤 움직였다.
  • 이 사고로 피해자는 고관절 염좌 및 긴장 등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이데일리는 운전자가 자신이 주차 장소에 먼저 도착했다는 이유로 양보할 뜻이 없다고 밝힌 뒤 차량을 후진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가했다고 보고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했다.

시점단계내용
2023년 8월사건 발생경기 남양주시 한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시비 중 후진 충격(머니투데이는 8월 6일로 적음)
1심유죄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사회봉사 120시간
2심항소 기각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판단
2026년 9월 3일대법원 선고원심 파기, 의정부지법 환송

법률신문은 1심 사건번호를 2024고단1114, 2심을 2025노539로 적었다. 또 선고일을 2026년 9월 3일로 밝혔는데, 이데일리 기사는 9월 24일 자로 “법조계에 따르면”이라며 이를 전했다. 선고가 있었던 날과 보도된 날은 서로 다른 날짜다.

‘위험한 물건’인지는 자동차의 성질과 구체적인 운행 상황을 함께 본다

대법원은 자동차가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자동차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 또는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었는지를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는 이 법리를, 자동차라는 물건 자체의 성질만 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운행됐는지, 속도와 충격 정도가 어땠는지 등을 종합해야 한다는 취지로 정리했다.

기준선이 ‘차량이 쓰였는가’가 아니라 ‘그 상황에서 위험을 느낄 만했는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같은 자동차라도 운행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구조이므로, 이번 결론을 모든 저속 후진 사고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해석).

1·2심과 대법원의 근거는 어디서 갈라졌나

1·2심이 근거로 삼은 것은 운전자의 고의였다. 차량의 후방감지센서와 경고음 발생장치, 후방카메라가 정상 작동하고 있었고 후진과 동시에 강한 경고음이 울렸는데도 피해자가 밀릴 때까지 후진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 판단의 축이었다.

대법원이 든 사정은 결이 다르다.

  • 차량에 가족들이 동승하고 있었다.
  • 주차 자리를 두고 다투던 중 차량을 후진하고 있었다.
  • 블랙박스 영상에서 차량 속도가 매우 느렸다.
  • 피해자가 넘어지거나 튕겨 나가지 않고 차량에 밀려 6~7걸음 움직이는 데 그쳤다.
  •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비교적 경미한 상해를 입고 입원 없이 통원치료만 받았다.
쟁점1·2심대법원
주로 따진 것상해의 고의 인정 여부차량이 ‘위험한 물건’인지
든 근거경고음·후방카메라 정상 작동, 밀릴 때까지 멈추지 않음매우 느린 속도, 6~7걸음 밀림, 입원 없는 통원치료
결론특수상해 유죄특수상해로 단정하기 어려움, 파기환송

위 표의 ‘주로 따진 것’ 행은 각 판단이 앞세운 근거를 견준 해석이다. 발췌된 보도에는 대법원이 고의 판단 부분을 어떻게 봤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눈여겨볼 대목은 피해 정도가 놓인 자리다. 1심도 “피해정도가 중하지 않으며”를 유리한 정상으로 꼽았다. 이데일리 같은 사정을 1심은 형을 정하는 요소로, 대법원은 죄명이 성립하는지를 가르는 요소로 삼은 셈이다(해석).

운전자와 피해자에게 이 판결이 뜻하는 것

  • 기소된 쪽에서는 적용 조문이 곧 처벌의 폭이다.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규정돼 있다는 것이 시사저널의 설명이다. 이번 보도에는 단순상해의 법정형은 나오지 않는다.
  • 피해자 쪽에서 보면, 대법원이 든 근거는 충격의 정도와 상해의 경중이지 피해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의 파기 이유는 차량의 ‘위험한 물건’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이었다.
  • 사건은 의정부지법에서 다시 판단된다. 환송심 기일과 결론은 인용한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상고심 대리인 구성도 사건의 특징이다. 시사저널은 대법관 출신인 권순일 법무법인 YK 변호사 등 5명이 대리했다고 전했고, 법률신문은 법무법인 YK의 권순일·송각엽·이준혁 변호사 등이 변호했다고 적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 환송심 기일과 결론: 발췌된 보도에 없다.
  • 대법원이 상해의 고의 자체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보도는 ‘위험한 물건’ 쟁점만 전한다.
  • 검찰과 피해자 측의 입장, 공소장 변경 여부: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 운전자 표기: 이데일리와 법률신문은 A씨, 머니투데이는 이씨로 적었고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후속 확인의 기준점은 법률신문이 적은 사건번호 2026도8822와 환송 법원인 의정부지법이다. 이 사건의 다음 소식을 찾을 때 이 두 가지를 단서로 쓰면 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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