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가 2026년 10월 7일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혐의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두 회사에 보냈다. 공정위는 이로써 이 사건의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고 밝혔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이 시장은 SK에너지·현대오일뱅크·GS칼텍스·S-OIL 4개사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시장(2025년 기준)이다. 심사관은 이번 담합행위의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을 약 44.1조 원으로 파악했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숫자는 크지만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가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두 회사 가운데 HD현대오일뱅크는 담합 혐의를 부인했다(스마트타임스).
이 글은 혐의의 두 갈래, 44.1조 원이라는 숫자의 정확한 뜻, 두 회사의 반박, 위반 여부와 제재가 정해지기까지 남은 절차를 차례로 정리한다. 공정위 보도자료는 피심인을 ‘현대오일뱅크㈜’로, 언론 보도는 ‘HD현대오일뱅크’로 표기했다.
10월 7일 시작된 것은 제재가 아니라 심의 절차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사무처의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을 적은 문서다. 공정위는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그래서 이번 발표로 확정된 사실은 두 가지다. 심사관이 위법하다고 보고 제재 의견을 냈다는 것, 그리고 위원회 심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 단계 | 공정위가 밝힌 내용 | 시점 |
|---|---|---|
| 심사보고서 제출·송부 | 행위 사실·위법성·조치 의견을 위원회에 제출하고 두 회사에 송부 | 10월 7일 |
| 방어권 보장 | 서면 의견 제출, 증거자료 열람·복사 신청 |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 |
| 위원회 심의 | 위원회를 열어 사건 심의 |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
| 최종 판단 | 법 위반 여부 판단, 위반이 확인되면 제재 수준 확정 | 위원회 심의 이후 |
심사관이 제시한 의견은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이 의견이 그대로 결정이 되는지는 위원회 판단에 달려 있다.
두 회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내에 다음 권리를 쓸 수 있다.
- 심사보고서에 대한 서면 의견 제출
-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8주는 공정위 표현대로 ‘수령일’부터 센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메트로신문은 공정위가 전원회의에서 각 사의 소명과 관련 증거를 검토해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메트로신문).
혐의는 두 갈래다: 약 4년의 정보교환과 전쟁 이후 입금가 합의

심사관의 판단은 기간과 행위 유형이 다른 두 부분으로 나뉜다. 공정위 보도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분 | 심사관 판단 | 적용 조항(공정거래법) |
|---|---|---|
| 정보교환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2026년 3월까지 약 4년간 입금가·확정가·판매정책 정보 교환 | 제40조 제1항 제9호 |
| 가격담합 | 미국-이란 전쟁 이후 판매가격(입금가) 담합 | 제40조 제1항 제1호 |
심사관은 이 행위들을 공정거래법상 중대한 위반행위로 판단했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가격담합 부분에 대해 언론은 횟수까지 전했다. 스마트타임스는 심사관이 미국·이란 전쟁 이후 입금가를 두 차례 명시적으로 합의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스마트타임스).
메트로신문은 이를 ‘올해 3월’ 입금가를 두 차례 합의했다는 판단으로 전했다(메트로신문). 정보교환은 약 4년에 걸친 혐의이고, 가격담합은 ‘두 차례’로 보도된 혐의다. 이 차이는 뒤에서 볼 관련매출액의 구성과 두 회사의 반박을 읽을 때 쓰인다.
입금가·확정가가 왜 쟁점인가: 주유소와의 사후정산 구조
한국NGO신문은 정유사와 주유소 등 거래처가 사후정산제도라는 관행에 따라 거래한다고 전했다. 스마트타임스는 그 구조를 다음 순서로 설명했다(스마트타임스).
- 주유소가 정유사가 정한 입금가에 따라 제품을 공급받는다.
- 정유사가 다음 달 초 전월 거래에 적용할 확정가를 결정한다.
- 두 가격의 차액을 정산한다.
스마트타임스는 입금가와 확정가가 주유소의 공급 원가와 소비자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일정 기간 가격을 할인하거나 같은 가격을 보장하는 판매정책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사관이 교환 대상으로 지목한 정보가 바로 이 입금가·확정가·판매정책 세 가지다. 반면 HD현대오일뱅크는 교환된 정보가 이미 시장에 공개됐거나 다양한 경로로 확인할 수 있는 사후 정보였다고 주장한다.
메트로신문은 정보교환이 가격 결정에 미친 영향과 판매가격 합의 여부를 놓고 공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메트로신문). 이 글의 해석으로는, 심사관은 정보가 오간 행위를 조항 위반으로 보고 회사는 그 정보의 성격과 영향을 다투는 구도다.
44.1조 원은 과징금이 아니라 관련매출액이다
공정위는 이 사건 담합행위의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을 약 44.1조 원, 일평균 약 300억 원으로 파악했다(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스마트타임스는 같은 값을 심사관이 추산한 담합 관련 매출액으로 썼다.
이 값은 과징금 액수가 아니다. 심사관이 낸 것은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고, 공정위는 법 위반이 확인되는 경우에 구체적인 제재 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 제목이나 요약에서 ‘44조’를 만나면 아래 세 가지를 나눠 읽으면 된다.
- 관련매출액: 심사관이 파악한 약 44.1조 원. 담합행위의 영향을 받은 매출의 규모로 제시됐다.
- 과징금: 심사관은 부과 의견만 냈다. 액수는 위원회가 위반을 확인한 뒤 정해진다.
- 소비자가 더 부담한 금액: 이번 발표의 숫자로는 알 수 없다. 공정위가 ‘관련매출액’이라는 이름을 붙인 만큼 소비자 부담액과 같은 값으로 읽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글의 해석이다.
메트로신문은 44.1조 원 가운데 대부분이 장기간의 정보교환 행위에 따른 금액이라고 전했다(메트로신문). 이 글의 해석으로는, 이 숫자의 무게중심은 두 차례 입금가 합의보다 약 4년간의 정보교환 쪽에 있다.
두 회사 점유율 합 49.1%가 왜 중요한가
스마트타임스와 한국NGO신문은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스마트타임스).
| 회사 | 점유율(지난해 기준) | 이번 공정위 심의 |
|---|---|---|
| SK에너지 | 28.1% | 심의 대상 |
| 에쓰오일(S-OIL) | 25.5% | 담합 가담 확인되지 않음 |
| GS칼텍스 | 23.3% | 담합 가담 확인되지 않음 |
| HD현대오일뱅크 | 21.0% | 심의 대상 |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49.1%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과점 체제이지만 2개 사의 점유율이 50% 정도여서 시장경쟁 질서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한국NGO신문).
국장은 계기에 대해서도 “전쟁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급변한 점이 정보 교환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작용한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닌가 보고 있다’는 표현대로 공정위 측의 추정이며, 스마트타임스도 이를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에 대해 스마트타임스와 한국NGO신문은 담합 가담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표현은 문구 그대로 읽는 것이 정확하며, 이번 공정위 심의의 피심인은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두 곳이다.
SK에너지는 검토와 소명, HD현대오일뱅크는 혐의 부인
두 회사 모두 심의에서 소명하겠다는 점은 같지만, 보도된 입장의 결은 다르다.
SK에너지는 “공정위 심사보고서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전원회의 등 심의 절차에 성실히 임해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스마트타임스).
HD현대오일뱅크의 반박은 심사관 판단과 맞세워 보면 분명해진다.
| 쟁점 | 심사관 판단(공정위) | HD현대오일뱅크 주장(보도) |
|---|---|---|
| 정보교환 | 약 4년간 입금가·확정가·판매정책 정보 교환 | 이미 공개됐거나 확인 가능한 사후 정보였고, 가격과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 입금가 합의 | 미국-이란 전쟁 이후 입금가 담합 | 경쟁사 관계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한 것일 뿐 담합한 사실은 전혀 없다 |
메트로신문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심사보고서 상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심의 절차의 시작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을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메트로신문).
이 대목에서 짚어 둘 점은 다음과 같다.
- ‘경쟁사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특정 회사로 단정해 읽지 않는다.
- 회사의 주장은 당사자 입장이고, 심사관 판단도 위원회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 한국NGO신문은 두 회사가 사실관계와 회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검찰은 공정위보다 앞서 두 회사를 재판에 넘겼다
스마트타임스와 한국NGO신문은 앞서 검찰도 두 회사의 가격담합 혐의를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고 전했다(한국NGO신문).
스마트타임스는 검찰 수사에서 정유사 임직원들이 공정위 현장조사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전산자료와 메신저 대화를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보도했다(스마트타임스). 의혹으로 보도된 내용이다.
이에 대해 오행록 국장은 “공정위 감사담당관실이 조사 정보 관리의 미흡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공정위 내부에서 정보가 유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위원회의 판단과 검찰이 기소한 사건의 재판 결과는 각각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은 공정위 심의를 중심으로 다루며, 기소의 세부와 재판 일정은 별도 보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
10월 7일 현재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확인되지 않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법 위반 여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한다.
- 시정조치 내용과 과징금 액수: 위반이 확인될 때 정해진다.
- 위원회 개최 날짜: 공정위가 밝힌 시점은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다.
- 입금가 합의 부분의 매출 규모: 44.1조 원 중 두 차례 합의에 해당하는 몫은 확인되지 않았다.
- 소비자 판매가격에 미친 영향의 크기: 확인되지 않았다.
- 증거인멸 의혹의 사실 여부: 의혹 단계로 보도됐다.
다음에 무엇을 확인하면 되나
- 원문부터 본다. 보도자료는 공정위 누리집에 있고, 정책브리핑은 이 자료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보도자료를 전재한 것이라고 밝혔다(정책브리핑).
- ‘44조’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관련매출액인지 과징금인지 기사 안에서 구분하고 있는지 본다.
- 누구의 판단인지 확인한다. 지금까지 나온 위법 판단은 심사관의 것이다. 위원회 판단이 나오면 표현이 달라진다.
- 방어권 기간 뒤 발표를 기다린다. 수령일로부터 8주 안의 의견 제출 절차가 끝난 뒤 공정위가 위원회를 열고 결과를 발표하는지 확인한다.
- 검찰 재판은 따로 본다. 공정위 결론과 형사 사건의 경과를 한 기사 제목으로 섞어 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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