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넘기려는 정부·여당 계획을 두고, 2026년 8월 24일 서울시가 반박 자료를 내놨습니다.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193곳 가운데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 머문 곳은 31곳(16%)에 불과하며, 서울시가 맡는 지정·통합심의 기간은 전체 12년 사업 기간의 2.7%(약 4개월)뿐이라는 것입니다. 권한 이양으로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논리와, 진짜 병목은 따로 있다는 서울시·전문가들의 반박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
- 이양 대상: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인허가권을 서울시에서 자치구(구청)로 이전
- 서울시 반박 수치(2026년 8월 24일 공개): 대상 193곳 중 정비구역 지정 단계는 31곳(16%)뿐, 나머지 84%는 이미 조합설립 등 후속 단계 진입
- 기간 비교: 정비사업 전체 12년 가정 시 서울시 담당 지정·통합심의 기간은 약 4개월(전체의 2.7%)
- 전문가 우려: 정재훈 단국대 교수·임미화 전주대 교수 모두 “권한 이양 자체보다 조율 기능 상실”을 문제로 지목
-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구체적 법 개정 시기, 이양 범위의 최종 확정 여부는 이번 보도 시점 기준으로 공개되지 않음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지정권만 구청으로 넘어간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의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관하는 것입니다. 현재는 모아타운·신속통합기획처럼 서울시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구역 지정과 통합심의를 주도해 정비사업의 밑그림과 속도를 함께 조율해왔습니다. 모아타운은 노후 저층주거지의 소규모 필지를 하나의 정비 단위로 묶어 통합 개발하는 서울시 사업이고, 신속통합기획은 사업 초기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정비계획을 앞당겨 확정하는 제도입니다. 정부·여당은 이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면 행정 절차가 단축돼 공급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가 꺼낸 숫자, “병목은 4개월·2.7%”

서울시가 2026년 8월 24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양 논리의 전제인 ‘서울시 병목’의 실제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아래는 서울시가 제시한 수치를 정리한 것입니다.
| 구분 | 수치 | 비고 |
|---|---|---|
|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전체 | 193곳 | 2026년 8월 24일 서울시 공개 기준 |
|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 있는 곳 | 31곳(16%) | 나머지 84%는 이미 지정 완료 후 단계 |
| 서울시 담당 지정·통합심의 기간 | 약 4개월 | 정비사업 전체 기간을 12년으로 가정 |
| 서울시 담당 기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 | 2.7% | 나머지 97.3%는 자치구·조합·시장 영역 |
서울시는 이 표를 근거로 “공급을 막는 병목을 잘못 짚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미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이나 사업시행인가 등 후속 단계에 들어간 사업은 지정 권한의 주체가 바뀌어도 기간 단축 효과를 직접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입니다. 정비사업의 실제 속도를 좌우하는 주민 동의, 사업성, 공사비, 자금조달 같은 구조적 병목은 권한 이양과 무관하게 그대로 남습니다.
이미 조합 설립한 단지는 이번 개편과 무관하다
193곳 가운데 84%에 해당하는 사업은 이미 정비구역 지정이 끝나고 조합설립이나 사업시행인가 단계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즉 이번 이양안이 시행되더라도 전체 대상 사업의 절대다수는 절차상 체감 변화가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구역 지정 단계의 행정절차를 줄이면 아직 초기 단계인 31곳(16%) 정도의 시간은 단축할 수 있지만, 이를 서울 전체의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로 연결하기에는 표본 자체가 작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양안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구역 지정 단계에 남아 있는 사업이 앞으로 얼마나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지”를 추적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자치구 25곳이 각자 판단하면 생기는 충돌
서울시의 광역조정 기능이 약해지면 자치구별 개발 판단과 사업 속도가 제각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입니다. 구청장이 주민 민원이나 지역 개발 요구를 고려해 개별 사업의 구역 지정을 결정할 경우, 서울시가 광역 단위로 짜놓은 주택 공급과 교통·학교·공원 등 기반시설 계획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시는 일부 자치구에서 법적 요건을 충족한 사업시행자 지정 승인을 보류하거나, 서울시 통합심의를 이미 통과한 사업장에 별도의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사례가 있었다고 지적하며 “권한 이양이 오히려 새로운 행정절차와 병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재훈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서울시라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25개 자치구의 판단과 행정 여건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해야 해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구청장이 소규모 정비사업을 임기 내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서울시 전체 도시계획과의 정합성을 충분히 따지지 않고 밀어붙이면 지역별 난개발이나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재훈·임미화 교수가 던진 절충안
전문가들은 권한을 서울시와 자치구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몰아주는 방식보다, 두 기능을 함께 살리는 제도 설계를 제언합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정비구역 지정은 개별 사업을 넘어 도시 전체의 공간구조를 결정하는 사안”이라며 “자치구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서울시의 광역조정 기능 중 하나를 없애기보다 처리기한을 명확히 해 두 기능이 함께 작동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교수는 이번 권한 이양 논의가 나온 것 자체가 “현재 서울시 정비사업의 절차와 역할 분담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즉 쟁점은 ‘누가 권한을 갖느냐’가 아니라, 자치구의 현장성과 서울시의 광역조정을 어떻게 처리기한과 절차로 묶어내느냐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규모 정비사업 기준인 ‘500세대 이하’는 어떤 사업을 말하나요?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중 계획 세대수가 500세대를 넘지 않는 비교적 소규모 사업을 가리킵니다. 서울시가 2026년 8월 24일 공개한 자료 기준으로 서울에서 이 조건에 해당하는 사업은 193곳입니다.
Q. 모아타운과 이번 이양 계획은 어떤 관계인가요? 모아타운은 노후 저층주거지의 소규모 필지를 하나로 묶어 통합 개발하는 서울시 주도 사업 방식입니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계속 쥐고 있어야 모아타운처럼 여러 필지를 묶는 광역 조율이 가능하다는 것이 서울시가 이번 이양안에 반대하는 핵심 근거 중 하나입니다.
Q. 이미 조합을 설립한 정비사업도 이번 개편의 영향을 받나요? 이미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이나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들어간 사업은 지정 권한의 주체가 바뀌어도 직접적인 기간 단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서울시 자료 기준으로 193곳 중 84%가 이 단계에 해당해, 이번 이양안의 체감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Q. 정부·여당의 구체적인 법 개정 시기는 정해졌나요? 2026년 8월 24일 시점 기준으로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로 넘기는 구체적 법 개정 일정이나 시행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시와 전문가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제 입법 여부와 범위는 추후 확정될 사안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세 가지 체크포인트
이번 사안은 ‘서울시 대 정부·여당’의 권한 다툼처럼 보이지만, 실제 쟁점은 소규모 정비사업의 속도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이 무엇이냐는 데 있습니다. 서울시가 제시한 4개월·2.7%라는 수치는 지정 권한 이양만으로는 공급 속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로, 앞으로 이 논쟁을 지켜볼 때 다음 세 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부·여당이 구체적 법 개정안과 시행 시기를 언제 공개하는지, 둘째 구역 지정 단계에 남은 31곳(16%)의 처리 속도가 이양 이후 실제로 달라지는지, 셋째 서울시와 자치구 간 처리기한 명확화 등 절충 방안이 제도화되는지입니다. 소규모 정비사업 인근에 거주하거나 조합 추진을 검토 중인 독자라면, 해당 구역이 현재 지정 전 단계인지 후속 단계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영향을 가늠하는 첫걸음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