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상청이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6.9 지진을 규모 9.9로 잘못 추정해 동일본 일대에 경보를 발령했다가 약 8분 만에 취소했다(한국경제). 휴대폰 알림이 울린 시각은 16일 낮 12시40분께였다(한국경제·네이버뉴스).
추정치 9.9는 같은 기사가 관측 사상 최대로 소개한 1960년 칠레 발디비아 지진의 규모 9.5보다도 큰 값이다. 반면 일본에서 보도된 흔들림은 홋카이도 하코다테의 진도 1이었고, 강한 흔들림은 확인되지 않았다(한국경제).
어긋난 것은 두 가지다. 규모는 6.9가 9.9로 과대 추정됐고, NHK가 강한 흔들림을 예상한 일본에서는 강한 흔들림이 확인되지 않았다. 아래에서는 경보가 울리고 취소되기까지의 순서, 기상청 설명과 아직 조사 중인 부분, 규모와 진도를 나눠 읽는 법을 2018년 홋카이도 강진 보도와 비교해 정리한다.
경보에서 취소까지, 보도된 순서는 이렇다

한국경제 기사의 서술을 시간 순서대로 다시 놓으면 다음과 같다.
- 16일 낮 12시40분께, 점심시간을 맞은 도쿄 식당가에서 휴대폰 긴급지진속보 알림이 동시다발로 울렸다(한국경제·네이버뉴스).
- NHK는 곧바로 홋카이도, 도호쿠, 간토, 호쿠리쿠, 고신, 도카이, 이즈제도 등에 강한 흔들림이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았고, 기상청은 8분여 뒤 '긴급 지진속보 취소' 안내 문자를 다시 보냈다(한국경제).
- 기상청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오보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경제는 기상청이 긴급지진속보 경보를 발령한 뒤 전면 취소하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경보 범위는 '동일본 일대'로 적었다.
NHK가 강한 흔들림을 예상한 지역 목록은 '등'으로 끝난다. 그래서 예상 지역 전체와 실제로 휴대폰 경보를 받은 지역의 정확한 범위는 이 기사만으로 확정할 수 없다.
취소 문자가 나간 정확한 시각도 기사에는 나오지 않는다. 기사는 '8분여 뒤', '약 8분 만에'라는 표현만 썼다.
기상청은 진원 판단과 규모 과대 추정을 경위로 들었다



기상청 설명의 핵심은 당초 지진의 진원을 쿠릴열도로 판단하고 규모를 9.9로 과대 추정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경보가 발령됐다는 것이다(한국경제). 이 가운데 규모를 과대 추정한 구체적인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기사는 전했다.
기상청은 무엇이 어긋났는지는 밝혔지만, 왜 9.9라는 값이 나왔는지는 기사 시점에 아직 조사 중이었다.
| 항목 | 경보 당시 판단·예상 | 이후 보도된 내용 |
|---|---|---|
| 진원 위치 | 쿠릴열도로 판단(기상청 설명) |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 |
| 규모 | 9.9로 추정 | 6.9 |
| 일본 내 흔들림 | NHK, 홋카이도·도호쿠·간토 등에 강한 흔들림 예상 | 하코다테 진도 1, 강한 흔들림 확인 안 됨 |
기상청은 쓰나미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한국경제).
표의 진원 위치 칸에 두 이름이 나오지만, 두 위치가 실제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진원 판단과 규모 추정이 서로 어떤 관계였는지도 보도된 설명만으로는 알 수 없다.
9.9는 관측 기록에 없는 규모였다
한국경제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규모 9.9 지진이 발생한 사례는 없다고 짚었다(한국경제). 같은 기사가 예로 든 규모 9 이상 지진은 다음과 같다.
- 1960년 칠레 발디비아: 규모 9.5, 관측 사상 최대
- 1964년 미국 알래스카: 규모 9 이상
- 2011년 동일본: 규모 9 이상
기사는 알래스카와 동일본 지진의 정확한 값은 적지 않았다. 여기서도 기사 표현대로 '규모 9 이상'으로만 둔다.
이 비교로 보면 기상청이 경보의 근거로 삼은 추정 규모는 관측 사상 최대 기록보다도 컸다. 휴대폰 알림 화면에 규모 값이 함께 표시됐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2018년 9월 중앙일보 기사에도 등장한다. 이 기사는 진도 7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나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등 대형 강진 때만 관측됐다고 적었다(중앙일보). 같은 지진이 '규모'와 '진도'라는 서로 다른 숫자로 따로 기록된다는 뜻이다.
규모와 진도는 따로 읽어야 한다: 2018년 홋카이도 강진과 비교
일본 기상청이 발표하는 진도는 흔들림이 없는 0부터 최대 7까지, 5와 6을 강·약으로 나눠 모두 10단계다(중앙일보). 진도 7은 내진 설계가 잘 된 건물이라도 크게 기울거나 파손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됐다.
2018년 9월 6일 오전 3시8분 홋카이도 남부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다(소년중앙 시사한자). 진앙은 삿포로 남동쪽 이부리지방 중·동부였다.
이 지진으로 아쓰마초에서 진도 7, 아비라초에서 진도 6강, 치토세시에서 6약이 관측됐다(중앙일보).
| 항목 | 2018년 9월 홋카이도 강진 | 이번 지진(16일 경보) |
|---|---|---|
| 규모 | 6.7 | 6.9(경보 당시 추정 9.9) |
| 발생 위치 | 홋카이도 남부(삿포로 남동쪽 이부리지방 중·동부) |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 |
| 보도된 일본 내 진도 | 아쓰마초 진도 7, 홋카이도 전 지역 진도 4 이상 | 하코다테 진도 1, 강한 흔들림 확인 안 됨 |
규모만 보면 이번 지진(6.9)이 2018년 홋카이도 강진(6.7)보다 컸다. 그러나 보도된 일본 내 흔들림은 진도 7과 진도 1로 크게 갈렸다. 진도 1은 흔들림이 없는 0 바로 위 단계다.
같은 2018년 지진 안에서도 아쓰마초, 아비라초, 치토세시의 진도가 서로 달랐다. 규모는 지진 하나에 붙는 값으로, 진도는 관측 장소마다 다른 값으로 보도된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흔들림 차이의 이유를 여기서 단정하지는 않는다. 소년중앙 시사한자 항목은 진앙을 일반적으로 지진이 일어날 때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이라고 설명한다(소년중앙 시사한자).
2018년 진앙은 홋카이도 남부였고, 이번 지진은 러시아 캄차카반도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위치 차이가 흔들림 차이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이 글의 해석이다.
관련 용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진원: 지진을 일으키며 에너지가 처음 방출된 지점이다. 기상청이 당초 쿠릴열도로 판단했다고 밝힌 것이 이 진원이다.
- 진앙: 지하 진원 바로 위에 해당하는 지표상의 지점이다. 실제 진원이나 진앙은 상당한 넓이를 가지며, 대규모 지진일수록 진앙의 범위도 넓어진다.
- 진앙 위치를 정하는 법: 여러 관측소에서 PS시(P파가 도달한 뒤 S파가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로 진원거리를 구하고, 이를 반지름으로 그린 세 원의 공통현 교점을 진앙으로 본다.
- 진도(일본 기상청): 흔들림을 0부터 7까지 10단계로 나눈 값이다.
진원·진앙 설명은 소년중앙 시사한자 항목을 따랐다. 일반적인 위치 결정 방법일 뿐이며, 이번 진원 판단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경보 뒤 혼란은 어디까지 확인됐나
한국경제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휴대폰 경보음이 울려 시민들이 대피하고 일부 온라인 서비스 접속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등 혼란이 발생했다고 전했다(한국경제). 다만 혼란을 전한 방식은 항목마다 다르다.
| 보도 내용 | 전달 방식 | 기사에 나오지 않은 것 |
|---|---|---|
| 시민 대피 | 한국경제 서술 | 대피 인원, 장소 |
| 엑스 게시물 목록 일시 미표시, 야후 검색 접속 불가 | '일본 언론에 따르면'으로 인용 | 인용한 매체, 장애 원인, 지속 시간 |
| 이용자의 원인 설명 요구 | 한국경제 서술 | 반응이 나온 곳 |
기사는 경보 직후 지진 정보를 확인하려는 이용자가 온라인에 몰렸다고 쓴 뒤, 별도 문장에서 서비스 차질을 전했다. 접속이 몰린 것이 장애의 원인이었는지는 기사에서 단정되지 않았으므로 여기서도 두 사실을 나란히만 둔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광범위한 지역에 경보가 발령된 만큼 원인을 제대로 설명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국경제는 전했다.
'사이버 공격은 없다'는 답은 담당자 전언 형식이었다
에비타 아야타카 기상청 지진·쓰나미 감시과장은 최근 일본에서 잇따르는 사이버 공격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 “시스템 담당자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사이버 공격은 없다”고 답했다(한국경제).
이 사건을 둘러싼 말은 성격별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
- 기상청의 경위 설명: 진원을 쿠릴열도로 판단하고 규모를 9.9로 과대 추정하면서 광범위한 지역에 경보가 나갔다.
- 감시과장의 답변: 시스템 담당자에게 들은 바로는 사이버 공격이 없다.
- 조사 중인 부분: 규모를 과대 추정한 구체적 원인.
답변은 담당자에게 들은 내용을 옮기는 형식이었다. 기상청이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별도 조사로 배제했는지, 질문에 나온 '최근 잇따르는 사이버 공격'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는 기사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보도에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 규모를 9.9로 과대 추정한 구체적 원인
- 진원을 쿠릴열도로 판단하게 된 경위
- 경보가 실제로 전달된 지역의 정확한 범위와 받은 사람 수
- 대피 규모와 다친 사람이 있었는지
- 엑스·야후 서비스 차질의 원인과 지속 시간
- 원인 조사 결과의 발표 시점
-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
일본에서 경보를 받았다면 무엇으로 상황을 판단했나
이번 사례에서 경보 이후 상황을 가늠하게 해 준 정보는 다음과 같다.
- 기상청 후속 안내: 8분여 뒤 '긴급 지진속보 취소' 문자가 왔다.
- 관측된 진도: 하코다테에서 진도 1이 관측됐고 강한 흔들림은 확인되지 않았다.
- 쓰나미 관련 발표: 기상청은 쓰나미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 원인 설명: 기상청은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경위를 설명했지만, 구체적 원인은 조사 중이었다.
이번 경보가 오보였다는 사실도 결국 기상청의 취소 안내로 확인됐다. 다만 기사에는 경보를 받았을 때의 대응 요령이 담겨 있지 않다.
일본에 머물거나 방문할 예정이라면 경보 대응 방법은 일본 당국의 공식 안내를 따로 확인해 두는 편이 맞다.
후속으로 지켜볼 것은 기상청의 원인 조사 결과다. 발표 시점은 보도되지 않았다. 결과가 나오면 진원 판단과 규모 추정이 각각 어디서 어긋났는지 설명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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