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가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 '젠우 V900'을 공개했다. 회사 측이 밝힌 '3배'는 전작 M890과 비교한 값이고, 한국경제 기사에는 경쟁사 제품과의 직접 비교 수치가 없다. 한국경제는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22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막한 연례 기술 행사 압사라 콘퍼런스에서 이 제품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개발은 알리바바의 팹리스 자회사 티헤드가 맡았다.

주목도가 높은 이유는 칩 한 종 때문이 아니다. 같은 자리에서 AI 가속기와 CPU, 대규모언어모델(LLM) 계획이 함께 나왔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이 겹쳤다.
이 글은 '엔비디아 대체'를 판단할 직접 비교 자료가 있는지 살펴보고, 공개된 수치가 각각 무엇과 비교한 값인지, 어디까지가 제품이고 어디부터가 계획인지, 그리고 기사에 애초에 없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나눠서 정리한다.
22일 공개된 것은 칩 한 종이 아니라 '풀스택' 구성이다

젠우 V900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된 AI 가속기다. 한국경제는 알리바바가 AI 가속기와 중앙처리장치(CPU), LLM까지 자체 개발해 'AI 풀스택' 구축 역량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같은 날 나온 발표를 제품과 시점 기준으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정리된다.
| 항목 | 공개된 내용 | 시점 |
|---|---|---|
| 젠우 V900 (AI 가속기) | 216GB HBM 탑재, 칩 간 대역폭 초당 1.2TB | 22일 공개, 양산·상용화는 "내년 1분기" |
| 젠우 J900 (차세대 AI칩) | 차세대 AI칩으로 소개 | 2028년 3분기 출시 예정 |
| 이톈 720·730 (CPU) | AI 에이전트 작업에 특화된 자체 CPU | "내년" 선보일 예정 |
| 큐원5 (LLM) | 매개변수 최대 10조개 목표 | 기사에 시점 언급 없음 |
| 데이터센터 | 전 세계 용량 20GW 이상 | 2032년까지 |
표의 "내년"은 기사에 적힌 표현 그대로다. 2026년 9월 22일 자 보도이므로 2027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읽히지만, 연도를 명시한 문장은 기사에 없다(해석).
제품명도 발표의 일부다. '젠우(真武)'는 중국 도교에서 북방을 관장하는 신격인 진무대제에서 유래했고 강력한 무력을 상징한다고 한국경제는 설명했다. 이름에 담긴 메시지까지 포함해 '공세적 공개'로 읽히는 구조다.
'3배'는 엔비디아가 아니라 전작 M890과 비교한 숫자다


회사 측이 제시한 성능 수치는 전작 대비 3배다. 비교 대상은 경쟁사 제품이 아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젠우 V900의 성능은 전작 M890보다 3배 높다.
즉 이 수치는 알리바바 자사 제품 세대 간 비교이며, 발표 주체도 회사 자신이다. "젠우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AI 칩"이라는 표현 역시 알리바바 측 주장으로 기사에 적혀 있다.
비교 대상이 M890이라는 답과, 그 배율을 무엇으로 쟀는지는 별개 문제다. 어떤 성능 지표를 어떤 시험 조건에서 측정한 배율인지는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다.
숫자마다 어떤 조건이 붙어 있는지 구분하면 과장 없이 읽을 수 있다.
| 수치 | 기사에 붙은 조건 | 성격 |
|---|---|---|
| 성능 3배 | "회사 측에 따르면", 전작 M890 대비 | 회사 설명 |
|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AI 칩" | 알리바바 측 표현 | 자사 주장 |
| 216GB HBM, 초당 1.2TB | 제품 사양으로 제시 | 공개 사양 |
| 최대 50만대 클러스터 | 우 CEO "투입할 수 있다" | 가능성 언급 |
| 20GW·530억달러·10조개 | 2032년까지, 향후 3년간, 목표 | 계획·목표 |
| 주가 5% 이상 급등 | 발표 이후 홍콩 증시 | 시장 반응 |
한국경제 기사에는 젠우 V900과 엔비디아 제품을 직접 맞대 본 벤치마크 수치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엔비디아 대체'라는 결론은 이 기사만으로는 뒷받침되지 않는다.
50만대·20GW·530억달러는 성능이 아니라 계획으로 읽어야 한다
에디 우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젠우 V900을 최대 50만대 규모의 클러스터로 구축해 최첨단 프론티어 AI 모델 학습에 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장의 서술어는 '구축했다'가 아니라 '투입할 수 있다'이다.
같은 발언에서 그는 "기하급수적인 수요 증가에 맞춰 오는 2032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을 20GW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2032년은 지금 기준으로 6년 뒤다.
투자와 모델 목표도 마찬가지 성격이다.
- AI·클라우드 인프라에 향후 3년간 5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자체 LLM은 큐원4와 큐원4.5를 거쳐 매개변수를 최대 10조개까지 늘린 큐원5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 현재 주력 모델인 큐원 3.8-맥스의 매개변수는 2조4000억개라고 기사는 밝혔다.
- 한국경제는 큐원5가 계획대로 10조개까지 확대되면 "AI의 '두뇌 규모'를 4배 이상 키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 이후 알리바바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5% 이상 급등했다고 기사는 전했다. 이 상승 사실만으로 양산이나 성능 검증이 완료됐다고 볼 수는 없다(해석).
216GB HBM 탑재 사양은 어떤 맥락에서 읽어야 하나
젠우 V900은 216기가바이트(GB)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탑재한다고 한국경제는 전했다. 같은 매체의 다른 기사는 중국 업체의 첨단 HBM 조달난을 다뤘다.
한경 테크X 연재 목록에 실린 2026년 9월 12일 기사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로 첨단 HBM 확보가 막히면서 중국 AI 반도체 업체들이 비공식 유통망까지 뒤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그 기사에서 한경은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화웨이가 AI 가속기 카드 '어센드 950DT'의 제시 가격을 25만위안(약 3만7255달러) 이상으로 올렸다고 전했고, 계약 조건에 따라 두 달 전 제시 가격보다 20~50% 오른 수준이라고 썼다.
다만 확인한 젠우 V900 기사 본문과 9월 12일 기사 발췌 범위에서는 V900의 HBM 공급처와 조달난을 연결하는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 9월 12일 기사는 연재 목록에 실린 부분 발췌여서 전체 본문을 확인하지 못했다. 두 소식이 같은 달에 나란히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V900의 조달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다(해석).
중국의 자립 시도가 설계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같은 연재에 남아 있다. 한경은 파이낸셜타임스를 인용해 화웨이가 중국산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의 국산화를 주도하며 중국의 반도체 자립을 이끌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 전했다. 설계·장비·메모리는 각각 다른 층위의 문제이고, 이번 발표가 답한 것은 그중 설계 쪽이다.
정상회담을 앞둔 공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해석인가
사실관계부터 분리하면 이렇다. 한국경제는 이번 기술 공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고 썼다. 기사에 회담 날짜나 장소는 나오지 않는다.
양국 관계에 대해 기사가 전한 내용도 두 갈래다. 양국 정부가 AI 관련 대화 채널을 신설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미국이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의 자국 AI 기술 무단 활용 의혹을 제기하고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신경전은 여전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 사실: 22일 압사라 콘퍼런스에서 젠우 V900이 공개됐다(블룸버그 인용).
- 당사자 발언: "젠우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강력한 AI 칩"(알리바바 측), 50만대 클러스터·20GW 계획(우 CEO).
- 업계 평가: 중국 반도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자체 AI 가속기와 CPU, LLM을 동시에 공개한 것은 "풀스택 AI 생태계 구축 역량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해석: 공개 시점이 정상회담 협상 카드로 기능하는지 여부는 기사에서 단정되지 않았다.
제목의 "트럼프 보란 듯"이라는 표현은 기사의 서술 방식이지, 알리바바가 회담을 겨냥했다고 밝힌 발표문이 인용된 것은 아니다. 이 구분을 놓치면 기업 발표가 국가 메시지로 자동 번역된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과 아직 답이 없는 질문
앞의 표에 적은 일정은 모두 기사에 나온 예정과 목표다. 말과 실행을 대조하려면 가장 이른 항목인 양산·상용화부터 보면 되고, 시점이 제시되지 않은 큐원5는 애초에 일정 대조가 불가능하다.
설계를 자체적으로 했다는 것과, 그 설계를 양산할 제조·메모리 조달이 확보됐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기사가 말한 것은 전자 쪽이다.
이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 젠우 V900을 어느 파운드리에서, 어떤 공정으로 만드는지가 기사에 없다.
- 216GB HBM의 공급처가 어디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 칩 가격, 공급 물량, 초기 고객사 정보가 없다.
- 성능 3배를 어떤 지표와 조건으로 측정했는지 설명이 없다.
- 엔비디아 등 경쟁 제품과의 직접 비교 수치와 제3자 검증 결과가 없다.
- 미국 정부의 공식 대응은 이 기사에 담기지 않았다.
한 가지 더. 이 기사는 네이버 뉴스에도 같은 내용으로 실렸지만, 동일 기자의 동일 기사가 전재된 것이어서 독립적인 두 번째 확인으로 셀 수 없다. 여러 매체에 같은 문장이 보인다는 사실 자체는 검증의 근거가 아니다.
이 글이 기준으로 삼은 보도는 2026년 9월 22일 자다. 이후 양산 일정이 바뀌었는지, 미국 측 반응이 나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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