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이 이웃 주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구형한 징역 20년보다 무거운 형이다. 연합뉴스
이번 판결에서 살펴볼 핵심은 피고인이 내세운 층간소음의 책임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했느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주장한 소음이 모두 피해자에게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범행의 잔혹성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가중 사유로 들었다. 중앙일보
‘소음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라는 설명을 읽을 때는 피고인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을 구별해야 한다. 아래에서는 구형·배심원 의견·선고의 차이, 소음 발생원에 관한 판단, 정신적 문제를 내세운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을 차례로 살펴본다.
징역 25년은 검찰 요구와 배심원 의견을 구분해 읽어야 한다

연합뉴스는 대구지법 형사11부가 21일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21일은 선고일이며, 기사에 나오는 범행일은 ‘지난 5월 9일’이다. 범행과 선고를 같은 시점의 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
형량과 관련해 등장하는 숫자는 다음처럼 주체와 성격이 다르다. 각 수치는 중앙일보가 보도한 검찰 구형, 배심원 의견, 재판부 선고 내용이다. 중앙일보
| 주체 | 형량 | 이번 재판에서의 성격 |
|---|---|---|
| 검찰 | 징역 20년 | 구형 |
| 배심원 7명 중 5명 | 징역 30년 | 양형 의견 |
| 배심원 7명 중 2명 | 징역 25년 | 양형 의견 |
| 재판부 | 징역 25년 | 선고 |
세계일보의 국민참여재판 설명에 따르면, 배심원들은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 평결을 내리고 양형에 대한 의견을 판사에게 제출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도 배심원들이 제시한 형량과 재판부가 선고한 형량을 각각 읽는 것이 정확하다. 세계일보
숫자를 비교하면 법원은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고, 배심원 다수가 제시한 형량보다는 낮은 형을 선고했다. 이는 위 수치를 비교한 해석이다. ‘검찰보다 무거운 선고’라는 설명만으로 배심원 다수의 의견이 그대로 선고됐다고 이해하면 실제 결과와 달라진다.
또한 이 숫자들만으로 법원이 왜 배심원 다수 의견의 형량을 택하지 않았는지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그 구체적인 판단 과정은 판결문으로 더 확인해야 할 사항이다. 보도된 양형 이유와 정확한 형량 선택의 전체 논리는 구별해 읽을 필요가 있다.
소음을 느꼈다는 주장과 피해자가 냈다는 판단은 별개다

A씨는 방음부스를 설치하고 헤드폰을 쓰며 생활했는데도 소음과 진동을 계속 느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도 재판에서 소음 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을 재생하며 피해자 가족 때문에 피고인이 수년간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피고인 측이 제시한 설명이다. 연합뉴스
재판부는 아파트 내부 배관 소음이 문제가 돼 관련 내용이 엘리베이터에 공지됐던 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A씨 측이 주장하는 층간소음이 모두 B씨에 의한 것이라고만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이 대목에는 서로 다른 질문이 들어 있다. 소음이나 진동을 느꼈다는 설명, 그 발생원을 특정하는 판단, 상대방이 일부러 그랬다는 주장은 각각 구분해야 한다. 아래 표는 연합뉴스가 전한 진술과 재판부 지적을 그 질문에 맞춰 정리한 것이다. 연합뉴스
| 구분 | 보도된 내용 | 말한 주체 |
|---|---|---|
| 소음 경험 | 방음부스·헤드폰 사용에도 소음과 진동이 느껴졌다는 주장 | A씨 |
| 고의에 대한 인식 |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려 소음을 냈다고 생각했다는 진술 | A씨 |
| 발생원 판단 | 주장한 소음이 모두 피해자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 | 재판부 |
이 글의 해석으로는, 재판부가 문제 삼은 지점은 피고인이 제시한 소음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부 돌릴 수 있느냐는 데 있다. 배관 소음 문제가 함께 거론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소음의 원인이 배관으로 확정됐다고 바꿔 읽어서도 안 된다.
판결 관련 보도를 읽을 때는 다음 표현을 구분하면 범위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 ‘소음·진동이 느껴졌다’는 피고인의 주장이다.
- ‘일부러 괴롭히려고 소음을 냈다고 생각했다’는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진술이다.
- ‘모두 피해자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재판부가 제시한 판단의 한계다.
세 항목의 근거는 같은 재판 보도에 담겨 있다. 연합뉴스 이들을 한 문장으로 합쳐 ‘피해자가 고의로 소음을 내 범행을 불렀다’고 정리하면, 피고인의 인식이 확인된 사실로 바뀐다. 이는 재판부가 밝힌 유보와도 맞지 않는 해석이다.
무거운 형의 이유에는 범행 방식과 책임 전가가 포함됐다
A씨는 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위층 주민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는 소음이 B씨 측에 의한 것이라고 의심해 흉기를 챙겨 나왔고,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를 잡아 범행했다. 연합뉴스
검찰은 계획에 의한 잔인한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해 구형했다. 배심원단은 A씨가 피해자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양형 의견을 냈다. 이는 각각 검찰과 배심원단의 판단으로 보도된 내용이다. 연합뉴스
재판부가 밝힌 양형 이유에도 범행의 잔혹성과 반성하지 않는 태도가 포함됐다. YTN은 재판부가 A씨 자신도 소음이 피해자 가족에 의해 발생했는지 확신하지 못했으면서 잔혹한 범행을 벌이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YTN
이 글의 해석으로는, 형량을 이해할 때 ‘층간소음 갈등’이라는 배경만 앞세우면 법원이 형을 정하며 고려한 요소가 가려진다. 보도된 판단에는 범행을 실행한 방식과 범행 이후 책임을 대하는 태도도 포함돼 있다.
‘반성하지 않았다’는 표현 역시 이 사건 재판부의 평가로 읽어야 한다. 독자가 피고인의 내면을 추측한 결론으로 확대할 필요는 없다. 법원이 어떤 행동과 태도를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이 판결을 이해하는 데 더 직접적이다.
다만 이 사건의 선고만으로 다른 살인 사건보다 엄하거나 가벼운 형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런 비교에는 각 사건의 인정 사실과 양형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비교는 이 재판 안에서 검찰이 요구한 형, 배심원들이 제시한 의견, 법원이 선고한 형 사이의 차이다.
정신적 고통 주장과 심신미약 판단도 나누어 봐야 한다
연합뉴스는 A씨 변호인 측이 피고인이 평소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전문의 정신감정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문장에서 변호인의 주장과 감정 결과는 서로 다른 정보다. 연합뉴스
머니투데이는 뉴스1 보도를 인용해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판부의 설명으로는 “정신병적 수준의 피해망상으로 판단하기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을 소개했다. 머니투데이
이 쟁점은 다음 순서로 읽을 수 있다.
- 변호인 주장: 평소 정신적 문제를 범행의 설명으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 감정 결과 보도: 전문의 정신감정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됐다. 연합뉴스
- 재판부 판단 보도: 심신미약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정신병적 수준의 피해망상으로 판단할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설명이 전해졌다. 머니투데이
이 글의 해석으로는, 피고인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사실만으로 심신미약이 인정됐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보도된 감정 결과를 근거로 피고인의 모든 정신건강 상태와 과거 치료 여부까지 단정하는 것도 범위를 벗어난다.
여기서 독자가 확인할 대상은 재판에서 어떤 주장이 제기됐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법원이 어떻게 평가했는지다. 감정서의 검사 항목과 상세 소견, 재판부가 이를 검토한 전체 과정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기사에 인용된 판단을 피고인의 건강 전반에 대한 진단으로 넓혀 쓰지 않는 이유다.
유족의 진술은 소음 책임을 둘러싼 반대 설명이다
피해자 B씨의 딸은 법정에서 “평소 슬리퍼를 신고 소음방지 매트를 설치하는 등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며 “고의로 소음을 내며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피고인이 내세운 고의적 소음 주장에 대한 유족의 반박으로 보도됐다. 중앙일보
사건 이후 유족의 입장을 다룬 머니투데이 보도에는 더 구체적인 설명도 나온다. 피해자의 딸은 JTBC ‘사건반장’ 인터뷰에서 집에 소음방지 매트를 이중으로 깔았고 가족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는 피해자 가족이 집에 없는 날에도 A씨의 소음 항의가 이어졌다는 유족의 주장도 전했다. 머니투데이
이 내용은 유족이 어떤 근거로 억울함을 호소했는지 보여준다. 다만 ‘집을 비운 시간이 길었다’는 설명이나 ‘빈집에도 항의했다’는 주장을 독자적으로 검증된 소음 측정 결과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 이 글의 해석으로는, 유족 진술의 의미는 피고인의 설명에 맞서는 구체적인 사정이 제시됐다는 데 있다.
같은 머니투데이 보도에서 유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고 극심한 상실감과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범행의 계획성과 잔혹성, 유가족이 겪는 고통이 재판 과정에서 고려되기를 요청했다. 이는 유족의 호소로 구분해 읽어야 한다. 머니투데이
유족이 제시한 사정과 법원이 양형 이유로 밝힌 내용은 각각의 주체에 귀속해야 한다. 유족이 요청한 내용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 요청이 특정 형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할 수는 없다. 이 글에서는 유족의 반박과 호소를 소개하되, 형량의 이유는 재판부가 밝힌 설명을 기준으로 다룬다.
후속 보도에서는 형 확정과 판단의 상세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판결을 더 확인하려면 같은 사건인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법원명, 피고인 표기, 범행 장소를 함께 확인하면 기사 제목의 ‘층간소음’과 형량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는 일을 피할 수 있다. 이 사건의 기준 정보는 대구지법, 피고인 A씨, 대구 서구 평리동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한 범행이다. 연합뉴스
다음은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한 확인 순서다. 현재 확인된 결과를 더 크게 해석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판단을 갱신할 때 살펴볼 항목이다.
- 형량은 주체와 함께 읽는다. 검찰 구형인지, 배심원 의견인지, 재판부 선고인지 확인한다. 이번 사건의 구분은 위 표와 같다. 중앙일보
- 소음 관련 문장은 말한 사람을 확인한다. 피고인의 고의 추정, 유족의 반박, 재판부의 발생원 판단을 나누어 읽는다. 연합뉴스
- 정신적 문제에 관한 문장은 주장·감정·판단을 구분한다. 특히 심신미약에 관한 결론은 재판부 판단으로 보도됐는지 확인한다. 머니투데이
형의 확정 여부, 항소 제기 여부와 이후 재판 진행 상황은 추가 확인이 필요한 항목이다. ‘선고됐다’는 소식을 읽은 뒤 후속 보도를 확인할 때도, 새 기사가 어느 절차의 결과를 전하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현재 선고 내용만으로 앞으로의 재판 결과를 예측하지 않는다.
소음의 개별 발생원과 측정 결과도 더 확인할 사항이다. 재판부가 ‘모두 피해자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판단을 이해하는 데서 멈추고, 이를 특정 소음의 정확한 발생원이 밝혀졌다는 결론으로 확대하지 않아야 한다. 연합뉴스
보도의 근거를 확인할 때는 원문에서 ‘주장했다’, ‘진술했다’, ‘지적했다’,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같은 표현까지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글의 해석으로는, 이번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필요한 것은 소음 갈등이라는 배경을 지우는 일도, 그 배경으로 살해 책임을 설명하는 일도 아니다. 피고인의 설명과 법원이 인정한 판단의 범위를 구별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