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2차대전 미·중 동맹’ 언급, 일본이 당혹한 배경과 11월 변수

약 11분 읽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환영사에서 중국을 가리켜 “제2차 세계대전 때 우리는 동맹이 됐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은 미국의 현재 동맹국인 일본이 이 ‘립서비스’에 당혹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중앙일보). 중앙일보는 이 발언을 중국이 일본을 ‘신형 군국주의’로 비판해 온 흐름과 함께 다뤘다.

날짜순으로 놓으면 이 발언이 나온 시점이 보인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했고, 26일 밤에는 약 20분간 전화 회담을 했다(중앙일보).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전시 동맹을 공개 석상에서 꺼낸 것은 그 두 대화 사이였다.

이 글은 날짜별 순서, 트럼프·시진핑·다카이치 세 사람이 ‘동맹’을 각각 어떻게 말했는지, 이마이 다카야 내각관방참여의 공개 비판이 언제 나왔는지를 짚는다. 이어 11월 APEC 정상회의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전망을 다루되, 전망은 전문가와 익명 관계자의 판단일 뿐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구분한다.

22일부터 26일 밤까지, 일본 앞의 순서는 이렇게 흘렀다

회담·연설·인터뷰 공개·전화 회담의 날짜 배치와 확인되지 않은 선후를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기사에 나온 날짜를 순서대로 놓으면 아래와 같다. 날짜와 시간 기준은 기사 표기를 그대로 옮겼고, 표의 내용은 모두 중앙일보 보도에 근거한다.

기사 표기 날짜일어난 일기사 속 단서
22일(현지시간)다카이치 총리, 유엔 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이마이 인터뷰는 이 회담을 앞두고 진행
24일(현지시간)백악관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 환영사와 시진핑 국빈만찬 연설사진 설명의 날짜
25일『주간신초』가 이마이 인터뷰를 온라인에 공개진행 시점은 ‘지난주’, 22일 회담 전으로만 적힘
26일 밤다카이치 총리, 트럼프 대통령과 약 20분간 전화 회담기사는 ‘미·중 정상회담 이틀 뒤’로 표현

한 가지 엇갈림이 있다. 사진 설명은 미·중 정상회담을 ‘24일(현지시간)’로 적고, 본문 한 대목은 25일 공개된 이마이 인터뷰와 회담을 ‘같은 날’로 묶는다. 기사는 이 차이가 어느 시간대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 설명하지 않는다.

해석하자면 일본은 며칠 사이에 미국과의 대면 회담, 정권 내부 인사의 비판 인터뷰 공개, 미국 대통령의 중국과의 전시 동맹 언급, 총리의 동맹 재확인 통화를 모두 겪었다. 이마이 인터뷰는 22일 회담 전에 진행돼 25일 공개됐으며, 공개와 미·중 정상회담 발언의 정확한 선후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일들이 서로의 원인이었다는 근거도 기사에 없다. 날짜가 가깝다는 것과 인과관계는 다른 문제다.

트럼프·시진핑의 발언은 모두 ‘일본과 싸운 기억’을 꺼냈다

같은 ‘동맹’이라는 말이 과거와 현재를 각각 가리킨 구조를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정상회담 환영사에서 동맹을 언급하면서 일본과 싸웠던 미국인 의용병 등을 거론했다(중앙일보). 기사가 인용한 트럼프의 말에는 ‘제2차 세계대전 때’라는 시점이 분명히 붙어 있다.

시진핑 주석도 같은 날 국빈만찬 연설에서 “80여년 전 양국 국민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며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다”고 말했다. 이어 “피와 불로 단련된 이 우정은 반드시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중앙일보).

같은 한 주 동안 ‘동맹’이라는 말은 다카이치 총리의 입에서도 나왔다. 세 사람의 표현을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다(중앙일보).

발언자자리기사에 인용된 표현
트럼프 대통령백악관 정상회담 환영사“제2차 세계대전 때 우리는 동맹이 됐다”
시진핑 주석같은 날 국빈만찬 연설“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에 맞섰다”
다카이치 총리26일 밤 통화 뒤 기자들에게“일본과 미국은 서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 됐다고 말했고”

표를 나란히 보면 층위가 드러난다(해석). 트럼프의 ‘동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관계를, 다카이치 총리의 ‘동맹국’은 지금의 미·일 관계를 가리킨다. 시진핑 주석은 여기에 ‘일본 군국주의’라는 상대를 명시하고, 그 우정이 대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과거를 미래로 연결했다.

중앙일보 원기사 제목의 ‘미·중은 동맹국’은 현재형처럼 읽히지만, 본문이 인용한 트럼프의 말은 과거 시점에 대한 것이다. 원기사 제목의 ‘日 뒤집어졌다’ 역시 본문에서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로 서술된다. 제목과 본문의 온도 차이를 감안해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일본의 당혹은 중국의 ‘신형 군국주의’ 공세와 겹쳐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일본의 방위력 강화 등을 문제 삼아 ‘신형 군국주의’라고 비판하는 선전전을 펼쳐 왔다(중앙일보). 트럼프의 발언은 이 흐름 위에 놓였다.

기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분석도 소개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경제적 협조를 얻으려는 트럼프가 시 주석의 ‘항일 역사전’에 이용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사는 이 분석을 누가 내놓았는지 밝히지 않는다.

와타나베 쓰네오 사사카와 평화재단 수석 펠로우는 일본 쪽 요인도 짚었다. 그는 “전략적 비전이 부족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에 관한 국회 답변이 초래한 일·중 관계 악화가 (미·중 회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중앙일보).

이 절의 내용을 성격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 공개 발언: 트럼프의 환영사, 시진핑의 국빈만찬 연설
  • 기사의 배경 설명: 중국이 지난해 11월 이후 ‘신형 군국주의’ 선전전을 펼쳐 왔다는 서술
  •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분석: 트럼프가 ‘항일 역사전’에 이용당했다는 해석
  • 전문가 평가: 일·중 관계 악화가 미·중 회담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와타나베의 지적

해석하자면, 기사가 일본의 당혹을 설명하며 중국의 선전전을 함께 꺼낸 것은 트럼프 발언이 그 공세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고 보기 때문으로 읽힌다. 트럼프 측이 어떤 의도로 이 말을 했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으므로, ‘이용당했다’는 평가는 의도가 아니라 결과를 두고 한 해석으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이마이의 인터뷰는 트럼프 발언 이전에 진행됐다

이 사안에서 함께 주목받는 인물은 이마이 다카야 내각관방참여다. 『주간신초』가 25일 온라인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대로 가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했었다”고 말했다(중앙일보).

시점을 정확히 보면 이 인터뷰는 22일(현지 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됐다. 기사도 그의 발언이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고 쓸 뿐, 트럼프 발언에 대한 반응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의 경고를 트럼프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읽으면 순서가 뒤바뀐다.

이마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그는 경제산업성 출신으로 중국·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경제적 실리를 중시했고, 그의 외교 노선은 때로 외무성과 충돌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초기 이마이를 중용했다. 그러나 대중 관계가 악화하면서 외교 노선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고, 이후 거리가 멀어졌다고 한다. 기사도 이 대목을 전언 형태로 쓴다.

기사가 인용한 이마이의 발언은 다음 네 가지다(중앙일보).

  1. 큰일이 날 것이라고 총리에게 이미 전했다는 경고
  2.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두고 “외교에서는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다”는 공개 비판
  3. “현재 일본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은 미국이지만, 모든 것을 미국에 의지하면 안 된다”는 대미 인식
  4. “일본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참여로서 정권에 하는 조언의 요지

기사는 현직 내각관방참여가 총리의 외교를 공개 비판한 것을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 주변에 이마이 외에 별다른 외교적 측근이 없어 ‘쓴소리’를 해 줄 사람이 거의 없다는 우려도 전했지만, 이 우려를 누가 제기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통화 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을 앞세웠다

다카이치 총리는 26일 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 주석과의 회담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후 기자들에게 “중국을 둘러싼 여러 현안을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고, 일·미 간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중앙일보).

그는 “(전화 통화를 포함해) 일주일 내에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그야말로 일·미 동맹의 끈끈한 유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과 미국이 서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이 됐다고 자신이 말했다는 점도 전했다.

기사가 인용한 총리 발언에는 트럼프의 ‘2차대전 동맹’ 언급에 대한 평가가 없다. 통화에서 그 발언이 다뤄졌는지도 기사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같은 기사 안에서 대미 외교를 두고 나온 목소리를 나란히 놓으면 강조점이 다르다. 이마이는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공개 비판했지만, 여기 나열한 세 발언을 서로 주고받은 답변으로 볼 근거는 기사에 없다.

  • 다카이치 총리: 일·미 협력을 재확인했다며 일주일 내 두 차례 정상회담을 ‘끈끈한 유대’의 근거로 제시
  • 이마이 참여: 미국이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모든 것을 미국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
  • 와타나베 펠로우: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일본 정부가 대미 외교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고 있다고 평가

와타나베는 그 평가의 배경으로 일본의 경제력 저하로 국제적 영향력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을 들었다(중앙일보). 해석하자면 총리는 관계의 긴밀함을, 이마이는 의존의 한계를, 와타나베는 트럼프라는 변수를 일본이 바꾸기 어렵다는 현실을 각각 강조한 셈이다.

11월 APEC을 앞둔 일·중 관계, 두 전망은 서로 다른 곳을 본다

일본 정부는 11월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성사를 추진하고 있다(중앙일보). 아직 추진 단계이며, 기사에는 정상회의의 구체적 날짜나 회담 확정 여부가 나오지 않는다.

전망은 두 방향에서 나온다. 모두 예측이며 확인된 결과가 아니다.

  •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익명):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고 있어, 지금 일본에 양보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는 이 때문에 일·중 정상회담 성사가 어렵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한다.
  • 와타나베 펠로우(대중·대미 전망): 중국은 국내 경제가 어려워 일본과도 관계를 개선하고 싶을 것이라고 봤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이 ‘트럼프 이후’에 대비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 와타나베 펠로우(일본 국내 정치): 다카이치 정권이 참의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장기 집권이 어려울 수 있다며, 중국과 인맥이 있고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노리는 하야시 요시마사 전 총무상 등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두 전망은 정면으로 부딪히지 않는다(해석). 관계자는 중국이 ‘지금’ 일본에 양보할 필요가 있느냐를 말하고, 와타나베는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원할 유인을 말한다. 와타나베의 발언이 APEC 계기 일·중 정상회담 성사를 예상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와타나베의 ‘트럼프 이후’ 전망은 공화당 패배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예측을 전제로 한다. 전제가 빗나가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는 조건부 전망이다.

11월까지 무엇을 지켜보면 흐름을 판단할 수 있나

이번 기사에 등장하는 말들은 무게가 저마다 다르다. 누가 어떤 자격으로 말했는지부터 나눠 두면 후속 보도를 읽기 쉽다.

말한 사람발언의 성격읽을 때 유의점
트럼프·시진핑·다카이치공개 석상의 당사자 발언발언 사실과 발언 의도는 별개다
이마이 다카야현직 내각관방참여의 『주간신초』 인터뷰22일 미·일 회담 전에 진행됐다
와타나베 쓰네오사사카와 평화재단 수석 펠로우의 평가·전망예측이며 결과가 아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익명 발언이름과 직책이 공개되지 않았다
‘항일 역사전’ 이용 분석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분석누가 제기했는지 기사에 없다

기사에 나온 앞으로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중간선거와 APEC은 모두 ‘11월’로만 적혀 있어 둘의 선후는 기사로 알 수 없다.

  • 11월 미국 중간선거: 와타나베의 공화당 패배 가능성 전망이 맞는지, 이후 중국의 대일 태도 변화가 보도되는지
  •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 일·중 정상회담이 ‘추진’에서 실제 회담으로 바뀌는지
  •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 하야시 전 총무상 등의 움직임

포털에서 같은 제목이 여러 번 보여도 독립된 취재가 여러 건이라는 뜻은 아니다. 네이버와 네이트에 실린 같은 제목 기사는 본문이 중앙일보 기사와 같고, koreadaily.com 게시물도 같은 제목과 사진 설명을 싣고 있다.

MSN에는 다른 제목으로 표시된 검색 요약문이 있다. 이 요약문은 트럼프가 중국을 제2차 세계대전 동맹국으로 언급해 일본 언론의 경계와 우려를 낳았다고 전한다(MSN). 다만 확인되는 것은 요약문뿐이어서 원 매체와 세부 내용은 알 수 없다.

아직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들

  •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 기사는 일본의 반응을 ‘당혹해하는 분위기’로 전할 뿐, 트럼프 발언에 대한 정부의 공식 논평은 인용하지 않았다.
  • 이마이 비판에 대한 총리 측 반응: 현직 참여의 공개 비판에 다카이치 총리 측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 ‘이대로’가 가리키는 대상: 이마이가 무엇이 이대로 이어지면 큰일이라고 했는지, 인용된 대목만으로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 두 정상 발언의 전체 맥락: 트럼프 환영사와 시진핑 만찬 연설은 일부 대목만 인용돼, 그 밖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관련 글: 트럼프 근황

참고 자료

블로그 네클이 함께 운영하는 무료 서비스

접속 - | 오늘 - | 어제 - | 전체 -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