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보도와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오면서 보행자 충돌 사고의 배상 책임과 공용 인프라 이용 원칙을 둘러싼 상충과 과제가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 도로교통법상 실외 이동 로봇 운용자는 보행자에게 위험이나 통행상 장해를 주는 방식으로 로봇을 운용할 수 없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운용자에게는 사망·후유장애 1억5000만원, 재산 피해 10억원 한도의 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되어 있으나, 이 보험 의무는 모든 실내·가정용 로봇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사고 발생 시 센서 결함인지 AI 판단 오류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국내외 보도·단지 충돌 사례와 주행 사고 책임 배상 구조

국내외 보도와 아파트 현장에서는 배송 로봇 운행 증가에 따른 충돌 및 인프라 마찰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카고에서는 2026년 3월 서브로보틱스와 코코로보틱스의 배송 로봇이 며칠 간격으로 버스 정류장 유리 벽을 들이받아 두 업체가 수리비를 부담하기로 했으며, 2026년 9월 경기 고양시 화정역 광장에서 경찰 자율주행 순찰 로봇이 테이블 하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화분 20여 개를 깨뜨려 보험으로 보상했다. 또한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2023년 후진하는 로봇에 넘어졌다고 주장하는 보행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 2027년 2월 배심재판이 예정되어 있으며, 스타십 측은 피해자 과실 등을 주장하며 반박했다. 2026년 9월에는 배송 로봇 10여 대가 한꺼번에 보도에 몰려 통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실외 이동 로봇 운용자가 보행자에게 위험이나 통행상 장해를 주는 방식으로 로봇을 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일정 요건의 운용자에게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법정 보험금 기준이 사망·후유장애 각 1억5000만원, 부상 3000만원, 재산 피해 사고당 10억원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센서 결함, AI 판단 오류, 운영자 과실 중 책임 주체를 규명하기 쉽지 않아 별도 손해배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 등 공용 공간 마찰과 운용 절차 쟁점

실외를 벗어나 아파트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로봇 배송은 공용 시설 이용과 관련한 주민 합의 절차라는 새로운 쟁점을 던졌다. 매경이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에서는 2026년 10월 1일부터 상가에서 세대 현관 앞까지 음식을 배달비 없이 전달하는 로봇 배송 시범운영이 실시되었다. 그러나 혼잡 시간대 승강기 공간 점유와 로봇 크기, 제한된 운행 시간에 따른 주민 민원이 제기되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입주민 의견을 반영해 2026년 10월 중순 시범운영을 먼저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척아이파크 임차인대표회의는 2026년 10월 21일 회의에서 협의가 끝날 때까지 배달 로봇 운영 중단을 유지하기로 의결했다. 매경이코노미는 입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2026년 11월 2일부터 참여 식당을 늘려 서비스가 재개되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기술적 통합과 별개로 승강기와 공동현관 같은 공용 인프라의 이용 우선순위는 입주민 대표 기구와의 사전 협의가 필수적임을 보여준 사례다.
한편 드론과 로봇을 연계해 최종 목적지까지 배송을 연결하는 시험도 진행 중이다. 서울신문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드론이 접근할 수 없는 라스트마일을 로봇의 협력으로 보완해 승강기 등을 타고 문 앞까지 나르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2026년 8월 경남 사천에서 드론 배송 후 로봇이 사천시청 보관소와 민원실 등 3개 장소로 배달하는 실증을 진행했다.
해외 규제 동향과 보행 안전을 위한 향후 점검 지점
해외에서는 보행 약자 보호와 입증 책임 완화를 둘러싼 법적·제도적 논의가 구체화하고 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영국 보행자 안전 단체 리빙스트리츠는 2026년 9월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자의 통행 방해 영상을 공개하며 안전 규제 제정 전까지 보도 운행 금지를 주장했고, 스타십테크놀로지스는 영상 편집으로 사고 경위가 왜곡됐다며 자체 센서 기록을 근거로 반박했다. 유럽연합(EU)은 피해자의 증거 확보를 돕고 일정 조건에서 제품 결함과 사고 간 인과관계를 추정하도록 법 조항을 개정해 2026년 12월 9일까지 회원국 국내법에 반영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강봉석 홍익대 교수가 2026년 2월 논문에서 AI 판단 오류와 결함 구분의 어려움을 들어 별도 손해배상법 제정과 책임보험 의무화를 제안했다. 기술적 대응으로는 뉴빌리티가 2026년 5월 일본 로봇딜리버리협회(RDA) 안전기준을 통과했고, 세이프틱스와 카본식스는 8월 AI 로봇 사전 안전성 검증 협력에 나섰다.
결국 자율주행 배송 로봇이 일상에 안착하려면 기기 자체의 안전성 검증 외에도 사고 발생 시 입증 책임의 합리적 배분과 보도·공용 공간의 통행 우선순위 규정이 정립되어야 한다. 좁은 보도나 엘리베이터 등 사람과 로봇이 동선이 겹치는 공간에서 통행 원칙을 보완하고, 사고 책임 구제 절차를 명확히 정립하는 작업이 향후 주요 확인 지점으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