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는 9월 2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월 6일 사전투표함 납품업체에 ‘중동전쟁’ 관련 문구가 담긴 소명서 예시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당초 납품 기한은 4월 30일이었으며, 납품 수량과 최종 완료일은 기사에 나오지 않았다. 국민일보
소명서가 오간 과정
보도에 따르면 선관위는 납품이 지연되자 A업체에 소명서를 요청하면서 작성 예시도 첨부했다. 예시에는 ‘중동전쟁에 따른 원유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수급 불안정’, ‘현지 공장의 당초 생산일정에 차질 발생’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A업체가 5월 7일 제출한 소명서에는 이 내용과 함께 ‘중동전쟁의 여파로 물류 컨테이너 확보의 어려움’이라는 문구가 추가됐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선관위가 예시를 보낸 사실과 업체가 유사한 문구를 제출한 사실은 보도됐지만, 선관위가 그 사유를 반드시 쓰라고 지시했는지는 양측 주장이 엇갈린다.
A업체는 선관위가 중동전쟁에 따른 어려움을 기재해 달라고 먼저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선관위는 “메일은 예시를 보낸 것일 뿐이며, 사유로 중동전쟁을 기재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업체는 관련 통화 녹취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밝혔지만, 녹취 내용 자체는 기사에 제시되지 않았다. 국민일보
‘공급망 위험’과 실제 지연 원인은 별개
공급망 리스크는 원자재 조달부터 생산·물류·납품까지 어느 한 단계가 중단되거나 지연될 때 발생하는 위험을 뜻하며, 지정학적 충돌과 물류 병목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한경 경제용어사전
그러나 전쟁이 일반적으로 공급망을 흔들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 이번 납품 지연의 원인이 입증되지는 않는다. A업체는 중국 내 부품 수급에는 문제가 없었고, 투표함 행낭 손잡이 결함을 수정·보완하느라 납품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업체 측 주장으로, 독립적으로 확인된 조사 결과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보도의 핵심은 투표함 결함이나 납품 지연 자체보다 소명서에 적힌 사유가 실제 원인과 일치했는지, 선관위가 문구 작성에 어느 수준까지 관여했는지에 있다. 이 보도만으로 선관위가 결함을 숨기려 했다고 확정하거나 투표·개표 결과에 영향이 있었다고 확대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음에 확인할 지점
국민일보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관련 정황을 파악했으며, 선관위 특검 출범 뒤 사건이 특검으로 이첩됐다고 전했다. 다만 특검이 어떤 혐의로 수사하는지, 실제로 핵심 수사 대상으로 정했는지, 조사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판단에는 5월 6일 이메일 원문과 첨부 양식, 업체의 최종 소명서, 제품 테스트·보완 기록, 부품과 물류의 실제 수급 자료, 업체가 제출했다는 통화 녹취가 필요하다. 이 자료들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중동전쟁 사유를 강요했다’는 업체 주장과 ‘예시만 제공했다’는 선관위 반박을 구분해 보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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