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 없어도 처벌, 과징금 최대 50배 — 달라진 암표법과 남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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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프로그램을 쓰지 않았더라도, 판매자 동의 없이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웃돈을 붙여 입장권을 팔면 처벌 대상이 된다. 올해 초 개정돼 지난 8월 28일부터 시행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암표 행위를 전면 금지했고, 부정 판매자에게 판매금액의 2배부터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기준이 신설됐다(한국경제).

그 뒤 9월 16일,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FAM타임스). 다음 날인 17일 오후에는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공연업계 포럼이 열려 새 법의 효과와 한계가 함께 거론됐다.

적용 조건(무엇이 부정구매·부정판매인지), 과징금과 포상금의 상한, 그리고 외국인·해외 거주자의 해외 부정거래에 대한 법 적용 한계와 해외 플랫폼의 수사 협조 문제까지가 이 글의 뼈대다(한국경제). 24억원 규모 암표 사건에 새 법을 그대로 대입하기 어려운 이유와 신고 절차도 함께 정리한다.

법 시행, 구속 발표, 포럼이 이어진 순서부터 맞춘다

8월 28일 법 시행 뒤, 9월 16일 수사 발표와 17일 포럼이 하루 간격으로 이어졌다. 사건이 일어난 날, 수사기관이 발표한 날, 논의가 오간 날을 나눠 보면 이렇다.

  • 올해 초: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
  • 8월 28일: 개정법 시행. 암표 행위 전면 금지와 사업자 조치 의무화가 함께 시작됐다.
  • 9월 16일: 경찰이 A씨 구속 송치 사실을 공개. 한국경제는 A씨의 범행 기간을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로 전했다.
  • 9월 17일 오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 주관 '달라진 공연법 주요 변화와 향후 과제' 포럼 개최(한국경제).
  • 9월 17일: FAM타임스는 이재명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연 암표 문제를 언급하며 부당 수익을 추적해 환수하고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포럼에서 고기호 음공협 회장은 "100년의 문화 공연 역사 속에서 실효성 있는 법이 2주 전에야 만들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법 시행 이후 공개된 대형 수사 결과와 업계 포럼이 이틀에 걸쳐 이어진 셈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 매크로가 없어도 처벌 대상이다

평균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공연(음공협 모니터링 대상) 인포그래픽
평균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공연(음공협 모니터링 대상)
음공협 암표 모니터링 건수(집계 기간과 모니터링 범위가 해마다 다름) 인포그래픽
음공협 암표 모니터링 건수(집계 기간과 모니터링 범위가 해마다 다름)

가장 큰 변화는 처벌의 입구가 두 개로 늘었다는 점이다. 황승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매크로를 써야만 암표에 해당했던 게 이제는 그와 상관없이 부정 구매와 판매 모두 처벌 대상이 된다"며 "매크로를 쓰면 부정 구매죄로 별도 처벌이 되고, 웃돈 주고 판매만 해도 부정 판매죄로 처벌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FAM타임스가 정리한 개정 공연법상 두 개념은 아래와 같다.

구분어떤 행위인가
부정구매매크로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예매 시스템의 정상적인 이용을 방해하거나 우회하면서 재판매 목적으로 입장권을 사는 행위
부정판매판매자 동의 없이 상습 또는 영업 목적으로 웃돈을 붙여 판매하거나 알선하는 행위

두 정의를 나란히 놓고 보면, 부정구매는 재판매 목적의 시스템 방해·우회를 대상으로 하며 매크로는 그 수단의 예로 제시된다. 매크로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면책되지 않는 구조라는 뜻으로 읽힌다(해석).

2배~50배 과징금과 포상금, 숫자를 읽는 법

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50배'는 단독 수치가 아니라 범위의 윗값이다. 제재와 포상 기준은 다음과 같이 제시됐다.

구분기준
부정 판매자 과징금판매금액의 2배부터 최대 50배
부정 구매 신고 포상금최대 5000만원
부정 판매 신고 포상금위반행위자에 부과된 과징금의 50% 범위 내
사업자의 정당한 사유 없는 자료 미제출 또는 거짓 제출500만원 이하 과태료

여기서 두 가지를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 어떤 사안에 2배가 적용되고 어떤 사안에 50배가 적용되는지 세부 산정 기준은 이번 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둘째, 부정 판매 신고 포상금은 정액이 아니라 과징금에 연동되는 방식이어서, 신고로 얻을 수 있는 금액이 사건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설계로 보인다(해석).

24억원 암표 사건에 새 법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

이번에 공개된 사건의 규모는 다음과 같다. 한국경제는 A씨가 2018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과 가족·친척 등의 계정을 총동원해 티켓 8967장을 대량 예매해 웃돈을 붙여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전했다. FAM타임스는 A씨가 약 7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과 다수의 계정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 8,976장을 확보했다고 적었다. 티켓 장수는 두 매체가 8967장과 8,976장으로 엇갈린다.

판매 금액과 자산은 양쪽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A씨가 판매한 티켓 금액은 총 24억원으로 전해졌다(한국경제). FAM타임스는 A씨가 암표 판매로 얻은 돈으로 아파트 1채와 상가 2채를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고, 경찰은 이 가운데 상가 2채 등 약 13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했다(FAM타임스).

한국경제가 전한 개별 재판매 사례는 이렇다.

공연·경기정가재판매가
2019년 10월 잠실종합운동장 방탄소년단 콘서트11만원300만원
2025년 세븐틴 팬미팅11만원180만원
2024년 팀 K리그-토트넘 축구 경기40만원165만원
2023년 브루노 마스 내한 콘서트25만원120만원

다만 이 사건을 '50배 과징금의 첫 사례'로 읽어서는 안 된다. FAM타임스는 이번 사건의 범행 기간이 약 7년에 걸친 만큼 개정 공연법의 제재가 과거의 모든 거래에 일괄 소급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경찰이 적용한 혐의도 업무방해 등이다.

추징보전은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재산을 재판 확정 전에 처분하지 못하도록 동결하는 절차이므로, 13억원이 곧 확정된 환수액은 아니다. 최종 추징 여부와 금액은 재판에서 정해진다.

한편 고기호 회장은 이 사례를 두고 "그분도 우리 모니터링에서 다수로 필터링 됐던 분이다. 그 자료를 통해 검거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모니터링 자료가 수사로 이어졌다는 협회 측 설명이다.

모니터링 26만건은 암표가 그만큼 늘었다는 뜻일까

음공협이 2024년 5~11월, 2025년 5~12월, 올해 1~8월 3년간 모니터링한 암표는 총 26만6291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모니터링 초기였던 2024년 1만6451건에서 2025년 12만312건으로 크게 증가했고, 올해는 12만9528건으로 늘었다(한국경제).

이 수치를 시장 규모의 변화로 바로 옮기기는 어렵다. 집계 기간이 7개월·8개월·8개월로 서로 다르고, 기사 자체가 2025년을 '모니터링을 확대한' 해, 올해를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한 해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발 역량의 확대분이 건수 증가에 섞여 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해석).

플랫폼 구성은 한 해 사이에 눈에 띄게 달라졌다.

  • 지난해: 티켓베이 89.06%로 압도적
  • 올해: 티켓베이 65.40%, 엑스 19.48%, 번개장터 11.32%

공연별로는 방탄소년단 공연의 암표가 8912건으로 가장 많았고 NCT 드림(7774건), 데이식스(6577건)가 뒤를 이었다. 반면 평균 웃돈이 가장 많이 붙은 공연은 라이즈로, 평균 47만3658원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건수 1위와 평균 프리미엄 1위가 다르다는 점은, 물량이 많은 공연과 한 장당 웃돈이 큰 공연이 반드시 같지 않다는 의미다(해석).

예매처·신고기관·일반 팬에게 각각 무엇이 바뀌나

개정법은 사업자 책임도 함께 늘렸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새로 부여된 기술·관리적 조치 의무는 다음과 같다.

  1. 본인 확인
  2. 신고 기능 운영
  3. 부정거래 시 관련 게시물 노출 제한 및 과징금 부과 등 가능한 제재 공지
  4. 신고기관 등의 요청에 따른 게시물 노출 제한 조치

신고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예매처와 중고거래 플랫폼에 부정거래 게시물 작성자 정보와 정보통신망 접속 기록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장에서는 비용 문제도 거론됐다. 우명균 놀유니버스 콘서트사업팀 팀장은 "서버 비용이나 모니터링을 위한 인원, 콜센터, 개발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게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계속 기술을 강화한다고 해도 전 세계 부정 구매자들의 기술도 고도화되기 때문에 뚫고 뚫리는 창과 방패 같은 싸움"이라고 말했다.

일반 팬에게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내가 못 가게 된 표를 넘기는 것도 걸리나'일 것이다. FAM타임스는 개인 사정으로 정가 수준에서 한두 차례 양도하는 행위와 매크로·다수 계정을 이용해 상습적으로 표를 확보한 뒤 웃돈을 붙여 파는 전문 암표 거래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같은 기사에 따르면 수사기관과 관계 부처는 반복성, 영업성, 가격, 예매 수단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그래도 남는 구멍 — 속지주의와 풍선 효과

포럼에서 반복해서 나온 지적은 국경이다.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자가 해외에서 부정구매·부정판매를 하는 경우에는 속지주의에 따라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단 국내 플랫폼을 이용해 부정거래를 한 국내 거주 외국인은 적용 대상이다(한국경제).

국내 재판매 사이트와 달리 해외 플랫폼은 정부나 수사기관이 협조를 요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속망을 피해 해외로 옮겨가는 '풍선 효과' 우려가 제기됐다. 대안으로 언급된 국내 대리인 인증 제도에 대해 권순재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사무관은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로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토 단계라는 발언이며, 도입 시점은 제시되지 않았다.

수사 쪽 전망도 신중하다. 양원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과 경감은 매진되는 인기 공연에서 매크로와 타인 계정을 활용하는 수법이 여전할 것으로 보면서, "검거 인원으로는 (이전과 비교해 올해) 수배 이상의 인원을 검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는 구체적인 검거 인원이 제시되지 않았다.

권 사무관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암표를 잡을 순 없겠지만, 국내법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기에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며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암표를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표를 발견했다면 이 순서로 움직인다

  1. 증거부터 남긴다. 신고할 때는 판매 게시물 주소와 화면 캡처, 거래 가격, 좌석 정보 등 객관적인 자료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FAM타임스는 안내했다. 게시물은 삭제되기 쉬우므로 캡처가 먼저다.
  2. 신고 창구를 고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온라인 암표신고센터에서 부정구매·부정판매 의심 사례를 접수한다. 체육 경기 입장권과 관련해서는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신고기관으로 함께 명시돼 있다.
  3. 포상금 요건을 확인한다. 부정 구매 신고자에게는 최대 5000만원, 부정 판매 신고자에게는 과징금의 50% 범위 내에서 지급되는 구조다. FAM타임스는 요건을 충족해야 지급이 가능하다고 적었다.
  4. 예매처의 신고 기능도 확인한다. 개정법이 판매자와 중개업자에게 신고 기능 운영과 게시물 노출 제한 조치를 의무로 부여했으므로, 이용한 플랫폼에 신고 기능이 제공되는지 확인하고 제공된다면 함께 이용한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 과징금 산정 기준: 2배와 50배를 가르는 세부 기준, 시행 이후 실제 부과 사례가 있었는지는 제시되지 않았다.
  • A씨 재판: 제공된 보도에는 기소·공판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
  • 티켓 장수: 두 기사의 수치가 엇갈린 이유와 어느 쪽이 수사기관 발표 수치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도입 여부와 시점 모두 '고민 중'이라는 발언 단계에 머물러 있다.
  • 대통령 발언: FAM타임스는 발언의 취지만 요약해 전했고, 발언 전문이나 후속 조치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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