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자’ 수상 뒤 국적 박탈 발언, 장관의 주장과 법적 절차

약 11분 읽기

미키 조하르(일부 매체 표기 미키 조하)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이 베네치아영화제 수상작 ‘나자’ 제작진의 국적을 박탈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화장관에게 국적 박탈 권한은 없으며, 장관이 주장한 반역 혐의도 사법 절차로 확인된 바 없다고 헤럴드경제는 보도했다. 헤럴드경제 · 연합뉴스

이 사건의 의미는 영화에 대한 정부 인사의 비난이 제작진의 국적 문제로 확대됐다는 데 있다. 이는 발언의 의미에 대한 해석이며, 실제 국적 취소가 결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영화가 무엇을 고발했는지, 군은 어떻게 반박했는지, 국적 취소에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를 나눠 살펴봐야 사건의 현재 범위를 읽을 수 있다.

공개와 수상 뒤, 논란은 국적 문제로 옮겨갔다

‘나자’는 이스라엘 국적의 유발 아브라함과 레이철 쇼르가 공동 연출한 다큐멘터리다. 헤럴드경제는 이 작품이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은 뒤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의 국적 박탈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두 감독은 앞서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자행한 폭력을 다룬 ‘노 어더 랜드’를 공동 연출해 지난해 오스카상을 받았다. 연합뉴스

주요 사건을 현지시간 기준으로 배열하면 다음과 같다. 날짜는 영화 공개·수상·발언이 일어난 날이며, 이를 전한 기사의 발행일과 구분해야 한다.

사건일사건 내용보도(출처)
9월 10일‘나자’ 공식 상영 후 25분간 기립박수.SBS
9월 12일베네치아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SBS
9월 13일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이 엑스에서 제작진의 국적 박탈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언.헤럴드경제

문화장관 외에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도 비난에 가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엑스에서 제작진에게 “당신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수치이자 불명예”라며 “당장 떠나라. 가자에 있는 너희의 친구들이자 우리의 적 하마스가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썼다. 연합뉴스

SBS는 일부 평론가와 언론매체가 ‘나자’를 유력한 황금사자상 후보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수상 결과는 심사위원특별상이었다. SBS

여기서 박수의 길이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이 글의 해석으로는 기립박수는 상영 당시 관객 반응을 설명하는 정보다. 그것만으로 영화 속 증언의 사실성이 검증됐다거나, 특정 상의 수상이 예정돼 있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관객 반응, 심사 결과, 고발 내용의 검증은 각각 다른 질문이다.

‘나자’는 민간인 살상을 가능하게 한 시스템을 고발한다

SBS에 따르면 ‘나자’의 상영시간은 80분이며, 해당 영화제 경쟁 부문 출품작 가운데 유일한 다큐멘터리였다. 작품에는 가자지구 민간인 감시와 원격 살해 등에 관여했던 이스라엘 정보요원과 군인 등 내부 고발자 24명의 익명 증언이 담겼다. SBS

작품의 고발 대상은 개별 공격 장면에 그치지 않는다. 한겨레는 이 영화가 익명 증언을 토대로 이스라엘군의 공습 표적 선정과 민간인 피해 산정 과정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제목 ‘나자’의 유래에 대해 한겨레는 군사작전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는 민간인 수를 계산하는 데 쓰이는 히브리어 약어라고, 연합뉴스는 군사작전으로 숨질 것으로 예상되는 민간인을 지칭할 때 쓰던 약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 · 연합뉴스

한겨레의 9월 13일 보도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을 인용해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작전으로 팔레스타인인 약 7만3500명이 숨지고 17만4500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한겨레

같은 기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한 뒤 전쟁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한겨레

SBS가 소개한 영화 속 고발과 증언은 다음과 같다. 아래 내용은 다큐멘터리가 제기한 내용으로, 이 글이 개별 작전의 사실관계를 독립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 표적 선정과 공격 방식: AI 기반 시스템으로 하마스 하급 요원을 식별하고, 요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자택을 한밤중 폭격하는 방식이 다뤄졌다. SBS
  • 민간인 피해에 대한 인식: 하마스 요원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숨질 수 있다는 점을 이스라엘이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SBS
  • 그 밖의 작전과 현장: 민간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파괴와 구호물자 배급 현장에서 민간인을 살해한 과정에 관한 증언도 담겼다. SBS

제작 배경에도 앞선 취재가 있다. SBS는 영화가 2023∼2025년 ‘+972 매거진’, ‘로컬 콜’, 가디언이 폭로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고 전했다. SBS

이 내용을 바탕으로 해석하면, 관객이 살펴볼 핵심은 기술의 이름보다 의사결정 과정이다. 누가 표적을 정했고, 민간인 피해 가능성을 어떻게 인식했으며, 그 상태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다는 것인지가 영화의 고발을 이해하는 질문이다.

익명 증언의 보호와 신뢰성 검증이 맞물려 있다

SBS는 제작진이 이스라엘 군 관계자 등을 설득해 내부 정보를 폭로하도록 하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인터뷰 대상자의 얼굴과 목소리는 신원 보호를 위해 변조했다고 설명했다. SBS

한편 이스라엘군은 영화의 폭로를 부인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군 대변인은 익명 증언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며 증언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 하마스가 전투원과 군사시설을 민간 지역에 배치·운용했다며 민간인 피해의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한겨레

경기신문은 군이 공습 목표 선정과 공격 결정을 인간 지휘관이 수행하며, 군사작전은 국제법에 따라 이뤄진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경기신문

보도에 나타난 쟁점을 읽기 위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 익명 처리의 목적과 검증 문제를 함께 본다. 제작진은 신원 보호를 이유로 들었고, 군은 신원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보호 필요성이 곧 증언의 진실성을 입증하지는 않으며, 익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증언이 거짓이라고 결론낼 수도 없다.
  • 피해를 예상했다는 증언과 책임 소재에 관한 반론을 구분한다. 민간인 피해를 인식했다는 고발에 대해, 하마스의 민간 지역 배치를 지적하는 반론이 개별 공격의 판단 과정까지 설명하는지는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 인간의 결정 여부와 그 결정의 내용을 나눠 본다. 인간 지휘관이 결정했다는 군의 설명만으로 어떤 정보와 기준을 사용했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이는 책임의 주체를 묻는 질문과 결정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을 구분하자는 뜻이다.

현재 인용한 기사에는 인터뷰 전체 기록이나 개별 공격의 작전 문서가 제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증언과 반론 가운데 어느 쪽이 개별 사건을 더 정확히 설명하는지까지 판정할 수는 없다.

여러 기사가 같은 내용을 전한다는 이유만으로 독립적인 확인 횟수를 늘려 세는 것도 주의할 부분이다. 헤럴드경제는 AFP와 버라이어티 등을, 한겨레는 AFP 등을 인용한다. 적어도 AFP에서 전해진 내용은 전달 경로가 겹치므로, 두 보도를 전부 별개의 현장 확인으로 볼 수는 없다. 헤럴드경제 · 한겨레

문화장관의 발언만으로 국적 박탈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미키 조하르 이스라엘 문화체육부 장관은 제작진의 행위를 국가에 대한 반역이라고 비난하며 국적 박탈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반역은 장관의 주장이다. 같은 기사는 그 혐의가 사법 절차로 확인된 바 없다고 명시했다. 헤럴드경제

문화장관이 조치를 예고한 것과 국적 취소를 결정할 권한을 가진 것은 구분해야 한다. 헤럴드경제가 설명한 권한과 절차는 다음과 같다. 이는 기사에 실린 제도 설명이며, 아래 절차가 이번 감독들에게 실제로 진행됐다는 표가 아니다.

주체보도된 권한·역할
문화장관국적을 박탈할 권한은 없음. 헤럴드경제
내무장관국적 취소 요청. 헤럴드경제
법무부 장관요청 승인. 헤럴드경제
법원최종 확정.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는 이스라엘에 반역이나 테러 가담자의 국적을 박탈할 수 있는 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특정 인물에게 그 요건이 충족됐다는 판단은 다르다. 장관의 비난을 그대로 법적 결론으로 바꾸면 이 구분이 사라진다. 헤럴드경제

이 절차를 독자의 확인 순서로 풀어낸 해석과 제안은 다음과 같다.

  1. 발언의 주체를 확인한다. 문화장관의 조치 예고인지, 국적 취소를 요청하는 내무장관의 공식 행위인지 구별한다.
  2. 후속 승인 여부를 확인한다. 요청에 관한 보도가 나오더라도 법무부 장관 승인까지 확인됐는지 살핀다.
  3. 최종 판단을 확인한다. 법원 판단을 확인하기 전에는 국적 박탈이 확정됐다고 읽지 않는다.

지금 인용한 보도에서는 이번 사안의 내무장관 요청, 법무부 장관 승인, 법원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법적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는 알 수 없다.

장관에게 직접 결정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발언의 의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 글의 해석으로는, 정부 인사가 영화 제작을 반역으로 규정하고 국적 취소를 요구했다는 점 자체가 이번 논란의 중요한 부분이다. 다만 그 정치적 의미와 법적 효력은 각각 따져야 한다.

이스라엘 관객에게 보여주겠다는 목표에도 배급은 미정이었다

아브라함 감독은 수상 무대에서 이스라엘 국민이 이 영화를 보는 일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SBS는 감독이 그 이유로 범죄를 저지르는 주체가 자신의 나라라는 인식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감독이 설명한 관람의 필요성과 책임에 대한 입장이다. SBS

배급은 별개의 문제였다. 헤럴드경제는 아브라함 감독이 할리우드리포터에 아직 이스라엘 내 배급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감독은 “이스라엘과 미국, 독일에서 최대한 널리 개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개봉 목표이며 확정된 배급·상영 일정은 아니다. 헤럴드경제

문화장관은 같은 논란 속에서 영화계 개편도 언급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그는 이스라엘 국민의 돈이 군과 국가에 해를 끼치는 데 쓰이지 않도록 자신이 영화계 개편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발언만으로 ‘나자’가 실제로 어떤 공적 지원을 받았는지, 특정 지원이 중단됐는지까지 알 수는 없다. 헤럴드경제

이해관계에 관한 해석으로는, 감독에게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관객에게 작품이 도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관객에게는 국제영화제에서 알려진 작품을 실제로 어디서 볼 수 있는지가 별도의 관심사다. 장관의 영화계 개편 발언은 공적 비용에 대한 그의 입장을 보여주지만, 작품의 제작비 내역을 대신하는 자료는 아니다.

한국 개봉이나 온라인 공개 일정은 인용한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후속 보도에서는 절차 문서와 증언 검증을 확인해야 한다

이 사건의 다음 변화를 판단할 기준은 새로운 비난의 강도보다 무엇이 추가로 확인됐는지다. 다음 항목들은 앞서 보도된 법적 절차, 증언을 둘러싼 이견, 배급 목표를 바탕으로 한 확인 제안이다.

  • 국적 문제: 내무장관의 취소 요청, 법무부 장관의 승인, 법원의 판단 가운데 어떤 행위가 문서나 공식 발표로 확인됐는지 살핀다. 장관의 발언을 다시 인용한 기사인지도 구분한다.
  • 영화의 고발: 익명 증언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이 추가됐는지 살핀다. 군의 후속 반론도 개별 증언이나 작전의 사실관계에 답하는지 확인한다.
  • 관람 가능성: 감독의 개봉 희망과 배급 확정 소식을 구분한다. 실제 관람을 계획하려면 배급 주체와 상영 일정이 확인돼야 한다.

아직 답할 수 없는 질문도 분명하다. 감독들의 국적 취소를 위한 정식 요청이 있었는지, 어떤 법 조항과 구체적 사유가 적용될지, 당사자에게 어떤 대응 절차가 주어질지는 인용한 보도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 판단의 시점이나 최종 결과도 예측할 근거가 없다.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증언자 신원 검증 방식의 세부 내용, 증언과 작전 기록의 대조 결과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스라엘군의 반론 원문 전체도 제시돼 있지 않아, 기사에 소개된 반박이 군 입장의 전부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을 포함한 실제 관람 일정 역시 남은 질문이다.

읽는 기준에 관한 결론은 이렇다. ‘나자’의 수상은 영화제의 결과이고, 국적 박탈 발언은 장관의 입장이며, 영화 속 고발과 군의 반론은 검증이 필요한 실체적 쟁점이다. 각각을 구분하면 수상의 의미를 축소하지 않으면서도 박수나 비난을 사실관계와 법적 판단의 대용물로 쓰지 않을 수 있다.

참고 자료

블로그 네클이 함께 운영하는 무료 서비스

접속 - | 오늘 - | 어제 - | 전체 -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