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 해 동안 부동산 임대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한 0~5세 아동은 179명이었습니다. 아직 말을 떼기도 전인 0~1세 영아 9명도 이 명단에 포함돼 있고, 이들이 신고한 1인당 평균 임대소득은 연령에 따라 1,230만원에서 1,840만원 사이였습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2026년 9월 7일 국세청에서 받은 ‘연도별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 현황’ 자료를 근거로 이 수치가 공개됐습니다.
숫자로 먼저 보면
- 2024년 0~5세 아동 179명이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습니다 (국세청·문진석 의원실, 2026-09-07 공개).
- 연령별로는 5세 71명, 4세 51명, 3세 33명, 2세 15명, 0~1세 9명 순입니다.
- 1인당 평균 임대소득은 3세가 1,840만원으로 가장 높고, 5세 1,500만원, 0~1세·4세 각 1,470만원, 2세 1,230만원입니다.
- 범위를 18세 이하 전체로 넓히면 3,233명이 총 555억8,400만원을 신고했고, 1인당 평균은 1,720만원입니다.
- 0~5세 신고 인원은 2020년 252명에서 2024년 179명으로 4년 연속 줄었습니다.
5세 아동 71명이 가장 많이 신고한 이유

0~5세 구간에서 신고 인원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뚜렷하게 늘어납니다. 0~1세 9명에서 시작해 2세 15명, 3세 33명, 4세 51명, 5세 71명까지 매 연령마다 거의 배 가까이 증가하는 흐름입니다. 2024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 0~5세 인구는 158만2천명이므로, 이 연령대 전체의 약 0.01%만이 임대소득을 신고한 셈입니다.
이 증가 패턴은 0~5세 이후로도 이어집니다. 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7~11세는 연령별로 100명대, 12~14세는 200명대, 15~18세는 300명대까지 신고 인원이 늘어납니다. 다만 왜 나이가 많아질수록 신고 인원이 느는지는 이번 자료만으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임대차 계약 정리에 시간이 걸려 나이가 찬 뒤에야 국세청 신고가 이뤄지는 경우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아닙니다.
미취학 아동과 미성년자 전체, 나란히 놓고 보면


0~5세 미취학 아동과 18세 이하 미성년자 전체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면 격차가 더 선명해집니다. 0~5세는 179명이 신고해 해당 연령대 인구의 약 0.01%였던 반면, 18세 이하 전체는 3,233명이 신고해 전체 인구 732만5천명의 약 0.04%를 차지했습니다. 인원 비중은 미취학 아동 쪽이 훨씬 낮지만, 1인당 평균 임대소득은 0~5세가 1,500만원 안팎으로 18세 이하 전체 평균 1,720만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 점이 이번 통계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15~18세 미성년자는 아르바이트나 명의만 빌린 사업 활동 등으로 어느 정도 독립적인 경제 활동의 여지가 있지만, 0~5세 영유아에게는 그런 가능성이 사실상 없습니다. 즉 0~5세 아동의 임대소득은 거의 전액이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넘겨받은 부동산에서 나온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2020~2024년 미취학 아동 신고 인원은 왜 줄었을까
0~5세 신고 인원은 2020년 252명, 2021년 238명, 2022년 250명, 2023년 217명, 2024년 179명으로 등락은 있었지만 최근 2년은 뚜렷한 감소세입니다. 같은 기간 18세 이하 전체는 매년 3천명을 넘게 유지하며 1인당 평균 소득도 1,720만~1,850만원 사이에서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미취학 구간만 유독 줄어든 셈입니다.
이 감소가 부동산 시장 상황 때문인지, 국세청의 사후 관리가 강화되면서 편법 명의 이전이 위축된 결과인지는 이번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인원이 줄었다고 해서 자산 대물림 자체가 줄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 명의의 부동산을 그대로 유지하되 임대차 계약 형태를 바꿔 신고 대상에서 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산이 세대를 넘어 아동기부터 격차를 만든다는 문제의식은 이번 통계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앞서 다룬 서울 학교 간 최대 17배까지 벌어지는 수학여행 비용 격차 기사에서도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 태어난 가정 형편에 따라 전혀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점을 짚은 바 있습니다. 임대소득 신고 통계는 그 격차가 학령기 이전, 심지어 돌 이전부터 이미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성년자 명의로 부동산을 증여할 때 세금 한도
부모나 조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부동산을 물려줄 때는 세법상 정해진 공제 한도가 있습니다. 상속세및증여세법상 직계존속이 미성년자인 직계비속에게 증여할 경우 10년간 합산해 2천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성년 자녀라면 이 한도가 5천만원으로 늘어납니다. 즉 공제 한도를 넘는 금액을 증여하면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탈루에 해당합니다.
공제 한도 이내라 세금이 없더라도 증여세 신고를 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훗날 그 재산에서 소득이 발생하거나 재산을 추가로 취득할 때, 정상적으로 신고된 증여라는 사실이 자금 출처를 소명하는 근거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신고 이력 없이 소득이 없는 영유아 명의로 고가의 부동산이 갑자기 등장하면, 국세청이 부모나 조부모의 소득·재산과 대조해 자금 출처를 들여다보는 자금출처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국세청 자료에는 개별 사례가 정상적으로 증여세를 신고한 재산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신고 없이 명의만 옮겨진 것인지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상속이나 증여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신고 없이 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채로 재산이 넘어갔다면 문제가 됩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이번 자료로 확인되는 사실은 명확합니다. 2024년 기준 0~5세 179명, 18세 이하 3,233명이 부동산 임대소득을 신고했고, 연령별 인원과 평균 소득, 5년간의 증감 흐름까지 구체적 수치로 나와 있습니다. 문진석 의원은 이번 자료를 공개하며 국세청에 미성년자 명의 부동산의 자금 출처를 면밀히 점검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179명 가운데 몇 명이 증여재산공제 한도 안에서 정상적으로 신고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몇 명이 한도를 넘겼는데도 신고 없이 넘어간 경우인지는 이번 자료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국세청이 이들 사례를 대상으로 실제 조사에 착수했는지, 착수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추측으로 채우기보다 후속 발표를 기다려야 하는 영역입니다.
생애 주기의 반대편에서는 자산이 아니라 가입 기간이 소득 격차를 가릅니다. 부부 국민연금 수급액이 가입 기간에 따라 갈리는 현황을 다룬 글에서 짚었듯, 노후의 연금 소득은 오랜 기간의 보험료 납부로 결정됩니다. 반면 이번 임대소득 통계 속 0~5세 아동들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 격차가 소득 격차로 이어지는 시점이 인생의 양 끝단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
0~5세 179명, 18세 이하 3,233명이라는 숫자 자체는 국세청이 매년 발표하는 정례 통계의 일부입니다. 관건은 이 수치가 다음 발표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국세청이 문진석 의원의 요구대로 미취학 아동 명의 부동산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를 실제로 강화하는지입니다. 2025년분 통계가 나오는 시점과 관련 법안 발의 여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나 조부모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을 계획이 있는 가구라면, 증여재산공제 한도(미성년자 2천만원, 성년 5천만원)를 넘는 금액인지부터 확인하고 국세청에 증여세를 신고해두는 편이 훗날 자금출처조사 부담을 줄이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미성년자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임대소득을 신고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미성년자도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고, 그 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소득은 명의자인 미성년자 본인의 소득으로 국세청에 신고됩니다. 2024년에는 0~5세 179명을 포함해 18세 이하 3,233명이 이렇게 임대소득을 신고했습니다.
미성년자 명의로 증여할 때 세금이 없는 한도는 얼마인가요? 직계존속이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할 경우 10년간 합산 2천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한도를 넘는 금액을 증여하면 초과분에 대해 증여세를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미성년자의 부동산 취득을 어떻게 들여다보나요?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특히 영유아 명의로 부동산이 취득되거나 임대소득이 발생하면 국세청은 부모·조부모의 소득과 재산을 대조해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자금출처조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증여세를 신고해둔 재산은 이 과정에서 소명 자료로 활용됩니다.
이번 통계에서 위법 여부가 확인됐나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자료는 임대소득을 신고한 미성년자의 인원과 평균 소득만 보여줄 뿐, 개별 재산이 정상적으로 증여세 신고를 거쳤는지 여부는 담고 있지 않습니다. 문진석 의원도 변칙 상속·증여 여부를 국세청이 추가로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 이번 자료 자체가 위법을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