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워, 자신이 수사하던 필라테스 강사 겸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신분을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바꾸라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한 정황이 공소장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2026년 9월 3일 공개한 A 경감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지시 이후 양씨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상 피의자 목록에서 빠졌고 사건은 그대로 종결됐습니다. A 경감은 그 대가로 양씨 남편에게서 유흥업소 접대와 명품 선물을 받은 혐의로 이미 구속 기소된 상태입니다.
한눈에 보기
- 2024년 12월 24일: A 경감, 팀원 B 경사에게 양씨 신분을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정정하라고 지시
- 정정 사유: “피의자 신분으로 종결 처리되면 인권 침해 우려가 있다”
- 접대 규모: 강남 유흥업소 향응 두 차례 합계 약 400만원, 신기단 69만원, 루이비통 스카프 40만원
- 2026년 8월 20일: 서울남부지검, A 경감을 뇌물수수·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
- 2026년 9월 3일: 주진우 의원이 공소장 내용을 공개하며 신분 정정 지시의 구체적 경위가 처음 드러남
목차

- ‘인권 침해’ 명분이 어떻게 사건을 지웠나
- 룸살롱 향응부터 명품 스카프까지, 대가는 무엇이었나
- 두 번째 사기 사건에서는 정보까지 새어나갔다
-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강남서發 수사 무마 논란의 흐름
-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인권 침해’ 명분이 어떻게 사건을 지웠나

![[단독] 양정원 남편 접대 받은 경찰… ‘인권 침해’ 내세워 사건 뭉개 관련 이미지](https://blog.ne.kr/wp-content/uploads/2026/09/pqkGQboKSeM_5688.webp)
A 경감이 사용한 방식은 물리적으로 기록을 지운 것이 아니라, 신분을 바꿔 사건 자체를 성립하지 않게 만드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2024년 12월 24일 팀원 B 경사에게 “사건이 종결되더라도 피의자 신분으로 처리되는 것은 인권 침해 우려가 있으니 참고인으로 정정하라”고 지시했고, B 경사는 이 지시에 따라 ‘피의자 신분 정정’ 수사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보고서 하나로 KICS상 피의자로 등록돼 있던 양씨는 전산상 피의자 목록에서 제외됐습니다.
절차상으로도 이례적이었습니다. 통상 신분 정정은 담당 수사관이 처리하지만, A 경감은 팀장인 자신이 직접 조사를 진행했고 조서 형식도 원래의 ‘피의자신문조서’가 아닌 ‘참고인 진술조서’로 바꿔 작성했습니다. 피의자가 사라진 사건은 더 이상 수사를 이어갈 대상이 없어 그대로 종결됐습니다. 표면적인 절차는 모두 밟았지만, 실질적으로는 팀장 한 사람의 판단으로 사기 혐의 수사가 끝난 셈입니다.
룸살롱 향응부터 명품 스카프까지, 대가는 무엇이었나
A 경감은 양씨 남편 이모씨와 친분이 있던 경찰청 본청 소속 C 경정을 통해 이씨를 소개받은 뒤, 두 차례에 걸쳐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합계 약 400만원 상당의 향응을 C 경정과 함께 제공받았습니다. 이는 신분 정정이 단순한 판단 착오가 아니라 대가성 있는 행위였다는 검찰 판단의 핵심 근거입니다.
금품 수수는 이보다 더 구체적입니다. A 경감은 강남경찰서 인근 중국집에서 이씨를 만나 시가 69만원 상당의 신기단 1상자와 시가 40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스카프를 받았습니다. 유흥업소 접대가 관계 형성 단계였다면, 물품 수수는 개별 사건 처리에 대한 구체적인 감사 표시에 가깝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입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신동환)는 이 일련의 정황을 근거로 A 경감을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2026년 8월 20일 구속 기소했습니다.
두 번째 사기 사건에서는 정보까지 새어나갔다
A 경감의 개입은 한 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양씨가 고소된 또 다른 사기 사건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양씨의 신분을 피의자에서 참고인으로 변경해 사건을 무마해 줬습니다. 첫 번째 사건이 신분 정정에 그쳤다면, 두 번째 사건에서는 수사 정보 유출까지 추가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A 경감은 양씨와 함께 입건됐던 공범 D씨의 수사 정보도 이씨에게 유출했습니다. 그는 전화로 D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사실과 영장이 기각됐다는 사실까지 이씨에게 알려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양씨 본인의 사건 처리를 넘어, 제3자인 공범의 수사 진행 상황까지 외부에 새어나갔다는 뜻이어서 사안의 범위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넓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 강남서發 수사 무마 논란의 흐름
이번 공소장 공개는 완전히 새로운 사건이 아니라, 2026년 8월 초부터 이어져 온 강남서 수사 무마 논란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필라테스 강사이자 방송인으로 알려진 양정원씨의 수사 무마 의혹은 8월 초 현직 경찰관 구속 소식으로 처음 대중에 알려졌고, 8월 20일 A 경감에 대한 구속 기소로 한 차례 정리된 바 있습니다. 9월 3일 공개된 공소장은 그 기소 내용 중 ‘어떻게’ 무마가 이뤄졌는지 구체적 절차를 처음으로 드러낸 자료입니다.
같은 시기 도마에 오른 사례가 A 경감 한 명만은 아닙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또 다른 경찰관도 상품권을 받은 뒤, 사건 관계자가 조사를 받는 날 함께 식사하고 후배 경찰관에게 사건을 조기 종결하라고 독촉한 정황이 함께 드러났습니다. 개별 경찰관의 일탈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을 한 사람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
지금까지 검찰 공소장과 의원실 자료로 확인된 사실은 명확합니다. 신분 정정 지시 시점(2024년 12월 24일), 수수한 금품의 종류와 액수, 두 번째 사건의 정보 유출 경위, 구속 기소 일자(2026년 8월 20일)까지는 문서로 뒷받침됩니다. 반면 이후 절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A 경감을 이씨에게 소개한 C 경정에 대한 별도 기소 여부, 경찰청 자체 감찰 결과와 관련자 징계 절차, 두 번째 사건 공범 D씨에 대한 추후 처분, A 경감 재판의 1심 선고 일정은 이 시점 기준으로 공개된 자료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주진우 의원은 “경찰이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둔갑시키고 수사 정보를 유출해 사건을 무마했다”며 “수사 종결권이 경찰에 몰리고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돼 국민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지적했는데, 이 발언이 실제 제도 개편 논의로 이어질지도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바꾸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나요? 피의자 신분이 사라지면 그 사건은 더 이상 처벌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되어 자동으로 종결 수순을 밟게 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신분 정정 보고서 작성 이후 양씨의 사기 사건은 별도 처분 없이 그대로 종결됐습니다.
Q. A 경감은 어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나요? A 경감은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2026년 8월 20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에 의해 구속 기소됐습니다. 유흥업소 향응과 명품 물품 수수, 수사 정보 유출이 함께 혐의에 포함돼 있습니다.
Q. 이번 공소장 내용은 누가, 언제 공개했나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2026년 9월 3일 A 경감의 공소장을 확보해 그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신분 정정 지시의 구체적 날짜와 경위가 이 공소장을 통해 처음 드러났습니다.
Q. 두 번째 사기 사건에서는 어떤 정보가 유출됐나요? 두 번째 사기 사건에서는 양씨의 신분 정정과 별개로, 공범 D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 사실과 영장 기각 사실이 이씨에게 전화로 전달됐습니다. 제3자인 공범의 수사 진행 상황까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Q. 경찰 자체 감찰이나 징계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 부분은 2026년 9월 4일 기준 공개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C 경정에 대한 추가 조치나 관련자 징계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점
이번 공소장 공개로 양정원 사건 수사 무마의 구체적 절차는 상당 부분 드러났지만, 책임자 처벌의 범위는 아직 A 경감 개인에 머물러 있습니다. C 경정에 대한 별도 처분, 두 번째 사건 공범 D씨의 처리 결과, A 경감 재판의 진행 상황은 앞으로 추가 보도가 필요한 지점입니다. 같은 시기 확인된 다른 경찰관의 유사 정황까지 함께 놓고 보면, 이번 사안이 개별 사건 처리 이상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질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