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틀 내 호르무즈 개방’ 제안, 기한만 줄었나 조건도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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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미국이 자국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면 호르무즈 해협을 이틀 안에 열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에 내놓은 ‘7단계 제안’의 이행 기한을 7일에서 이틀로 줄였다는 것이다(중앙일보, 뉴시스).

줄어든 것은 기한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의 기존 요구가 여전히 협상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뉴시스는 그가 요구 조건이 달라졌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제안은 미국 중간선거가 3일로 예정된 가운데(이투데이) 나왔다. 해협이 곧 열리느냐는 질문에 이란 측은 ‘미국이 먼저 요구를 받아들이면’이라고 답한다. 아래에서는 바뀐 것과 그대로인 것, 매체마다 다르게 전해진 7단계 제안의 내용, 협상 경로와 반대 신호, 아직 모르는 것을 차례로 짚는다.

바뀐 것은 기한, 그대로인 것은 ‘미국 먼저’라는 순서다

기한은 7일에서 이틀로 줄었지만 미국의 요구 수용이 먼저라는 순서는 같다는 대조를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바가이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주례 언론 브리핑에서 “중재국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근간은 여전히 이란의 ‘7단계 제안’”이라며 “이는 이틀 내에 이행될 수 있도록 압축됐다”고 말했다(중앙일보).

그는 이를 “이란이 선의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의 요구가 충족되면 호르무즈해협의 안보가 회복되고 단기간 내에 협상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는 이를 기존 ‘7일 이내 개방’에서 “한 걸음 물러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표현은 서울경제의 평가다. 이란 정부는 같은 조치를 ‘선의’라고 불렀다.

9월 제안과 이번 발표를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다.

항목9월 유엔 총회 계기 제안2일 브리핑
개방까지 기한7일 이내이틀 내
협상의 기초‘7단계 제안’여전히 ‘7단계 제안’
전제미국의 조건 이행미국의 요구 수용

핵 협상 부분은 매체마다 표현이 다르다. 뉴시스는 해협 재개방과 미국과의 핵 협상 재개를 이틀로 단축해 새로 제안했다고 썼다.

중앙일보가 옮긴 바가이 대변인 발언은 협상 절차가 “단기간 내에” 시작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 발언만으로는 협상 재개까지 이틀 안이라는 뜻인지는 발언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이 글의 해석).

이란이 내건 조건의 맨 앞에는 해상봉쇄 해제가 있다

이란이 거듭 앞세운 조건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다. 뉴시스는 이를 ‘대 이란 항구 및 해상 전면봉쇄’ 해제로 표현했다.

보도에 나온 요구를 항목별로 모으면 다음과 같다. 같은 요구라도 매체마다 표현이 조금씩 다르다.

  • 해상봉쇄 해제: 바가이 대변인이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를 포함한’ 요구라고 직접 이름을 든 조건이다.
  • 동결 자산 반환: 중앙일보는 ‘동결자금 즉시 반환’으로 적었다. 머니투데이는 ‘국외 동결 자산 반환’으로 적었다.
  • 원유 수출 제재: 중앙일보는 ‘면제’, 머니투데이는 ‘완화’로 적었다. 뉴시스는 이와 별도로 이란 관리들이 석유 수출 봉쇄를 풀라고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 전투 중단·휴전: 중앙일보는 ‘모든 전선에서 전투 중단’을 들었다. 뉴시스는 이란 관리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휴전 합의를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 제재 철회: 서울경제와 이투데이는 과거 ‘이슬라마바드 합의’ 위반 이후 미국이 부과한 제재의 철회를 요구 사항으로 들었다. 이 합의가 무엇인지는 두 보도에 설명돼 있지 않다.

요구 이행의 순서에 관해서는 분명하게 말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바가이 대변인은 “모든 것은 미국이 이란의 요구를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뒤에야 후속 단계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이 해상 봉쇄를 유지하면서 이란에 일방적인 의무 이행을 요구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어떠한 최종 합의도 진전될 수 없으며, 호르무즈해협 역시 개방되거나 안전해질 수 없다”는 경고도 덧붙였다(중앙일보).

‘7단계 제안’ 전문은 공개되지 않았고, 매체마다 적은 내용이 다르다

공개되지 않은 원문과 매체별로 다르게 전해진 항목을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7단계 제안은 이란이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미국에 제시한 협상안이다(이투데이). 중앙일보는 그 날짜를 9월 25일로 적었다.

중앙일보·서울경제·연합뉴스TV·이투데이·TV조선은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힌 뒤 항목을 전했다. 매체별로 전한 방식과 내용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매체전한 방식눈여겨볼 차이
중앙일보·서울경제·연합뉴스TV‘추정된다’해상봉쇄 해제·동결자금 즉시 반환·원유 수출 제재 면제·모든 전선 전투 중단을 미국이 이행할 조건으로 적음
이투데이·TV조선‘알려졌다’해상봉쇄 해제·동결 자산(자금) 반환·원유 수출 제재 면제·전투 중단을 거론
머니투데이9월 협상안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원유 제재를 ‘완화’로 적고, 역내 전투 중단과 핵 협상 준비를 이란이 할 일로 적음
뉴시스‘7개 조건’으로 표기9월에 해협 재개방과 핵협상 재개를 이레 안에 현실화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적음

이 글이 보기에 가장 큰 차이는 전투 중단의 위치다. 전투 중단을 미국에 요구하는 조건으로 보느냐, 이란이 개방과 함께 이행할 일로 보느냐에 따라 같은 제안의 무게가 달라진다(이 글의 해석). 전문이 공개되지 않은 이상 어느 쪽이 맞는지는 판단할 수 없다.

서울경제와 연합뉴스TV 기사는 거의 같은 문장으로 쓰여 있다. 그래서 두 매체가 각자 확인한 결과로 세기는 어렵다(이 글의 판단).

협상은 카타르를 거친 간접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카타르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이투데이). 지금까지 전해진 협상 경로는 다음과 같다.

  1. 지휘 체계: 서울경제에 따르면 이란의 외교 협상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총괄하고, 모함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수석 협상 대표를 맡고 있다.
  2. 도하 접촉: 머니투데이는 지난달 30일부터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간접 협상을 해 온 이란 대표단이 1일 도하를 떠났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어려움 때문은 아니며 추가 회담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3. 메시지 교환: 바가이 대변인은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의 도하 방문을 언급하며 중재국을 통한 메시지 교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4. 외무장관 평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전날 의회 위원회 회의 뒤 “현재 중재국들과 이른바 ‘이틀 제안’에 대한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경제).

반면 뉴시스는 9월 제안을 두고 양국이 중재국을 통해 협상하는 듯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정리했다.

이란 측은 ‘순조롭다’고 평가했고, 뉴시스는 ‘결실이 없다’고 정리했다. 두 표현은 대화는 이어지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를 각각 다른 쪽에서 본 것으로 읽힌다(이 글의 해석).

반대 신호는 9월의 거부와 이어진 군사 경고다

9월 제안에 대한 미국의 답은 거부였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7단계 제안을 전달한 다음 날인 9월 26일 백악관에서 “나는 그들의 제안을 거부한다(I reject their proposal)”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이란 핵시설 등 추가 공격 대상이 남아 있다며 재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는 “핵무기를 무력화시켰지만 아직 한두 곳의 목표물을 처리해야 한다”며 “10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도 경고로 맞섰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이 나탄즈 핵시설 등 핵심 핵시설을 공격하면 즉각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든 이란을 향한 모든 군사적 공격은 강력하고 즉각적이며 포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투데이).

중간선거를 두고는 이란 쪽 말의 결이 다르다. 뉴시스는 이란 외무장관이 전날 미국이 중간선거 뒤 전쟁 해결에 ‘외교’를 우선하리라는 기대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선거를 통해 새로운 미국이 탄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머니투데이).

하나는 ‘외교 우선’에 대한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태도 변화에 대한 판단이다. 그래서 둘을 모순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이 글의 해석). 뉴시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직후 미뤄 온 대공격을 실행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짚었다. 뉴시스는 이 분위기가 이란과 미국 안 모두에 있다고 봤는데, 이는 뉴시스의 정세 판단이다.

이란은 개방 뒤에도 새 항로와 감독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개방’이라는 말만으로는 배가 어떤 조건에서 지나가게 되는지 알 수 없다. 뉴시스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선박들이 이란과 오만이 7월부터 협상해 합의한 새 항로를 따라 항행해야 하고 이란의 감독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협이 재개방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말이다.

바가이 대변인도 이번 브리핑에서 개방과 함께 해협의 ‘안보 회복’과 ‘안전’을 말했다. 선박 운항이나 원유 수송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개방 발표가 나오더라도 항로와 감독 방식이 어떻게 정해졌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이 글의 해석).

뉴시스 보도에는 새 항로의 위치와 적용 대상, 감독 방식이 나오지 않는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과 이어서 볼 것

다음은 이번 보도들로 답이 나오지 않은 질문이다.

  • 미국의 수용 여부: 뉴시스는 바가에이 대변인이 미국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암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이틀의 기산점: 미국이 수용을 밝힌 때부터인지, 봉쇄를 실제로 푼 때부터인지는 보도된 발언으로 알 수 없다.
  • 7단계 제안 전문: 여러 매체가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이슬라마바드 합의’: 서울경제·이투데이 보도에는 어떤 합의인지 설명이 없다.
  • 새 항로: 경로와 감독 방식이 드러나지 않았다.
  • 추가 회담 일정: 로이터는 추가 회담이 가능하다고만 보도했다.

이어서 확인할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이투데이가 전한 3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부의 대이란 발언이 외교와 공격 가운데 어느 쪽을 향하는지 본다.
  2. 미국이 이틀 제안에 공식 답을 내는지 본다. 9월 제안에는 다음 날 거부 발언이 나왔다(중앙일보).
  3. 이란이 맨 앞에 둔 해상봉쇄 해제에 변화가 있는지 본다.
  4. 개방 발표가 나오면 새 항로와 감독 조건이 함께 제시됐는지 본다.

정리하면 이번 발표에서 바뀐 것은 이란이 제시한 기한이다. 이란 측 설명에 따르면 해협이 실제로 열리는지는 미국이 먼저 요구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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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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