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집 ‘노 제사’ 추석, 세 조사로 읽는 차례 의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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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대호가 25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 제사”라는 글과 함께 추석을 맞아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사진을 올렸다고 스포츠조선이 보도했다. 상에는 전이나 나물 대신 고기와 조개찜, 회덮밥 등이 올랐다고 서울신문은 전했다.

이 집안은 친척이 88명에 달하는 대가족의 명절 풍경으로 화제가 됐다. 그래서 달라진 모습에 관심이 쏠렸다. 올해 추석 계획을 물은 조사 가운데 지난해 수치를 함께 낸 두 곳에서는 모두 차례 관련 응답이 낮아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차례를 지내겠다는 응답이 27.3%로 지난해 40.4%보다 13.1%포인트 떨어졌다(서울신문). 이 글은 김대호 집안의 변화가 어떤 순서로 알려졌는지, 조사마다 다른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한 집안의 사진으로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눠 짚는다. 명절 방식을 두고 가족과 이야기할 때 따로 떼어 볼 항목도 정리했다.

‘제사 폐지’는 방송 발언을 거쳐 추석 사진으로 이어졌다

방송 공개, 해명, 방송 발언, SNS 게시로 이어진 순서를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출발점은 2024년 MBC ‘나 혼자 산다’다. 그는 이 방송에서 고향 경기 양평을 찾아 대가족의 명절 풍경을 공개했다고 스포티비뉴스가 전했다.

친척 수가 88명에 달한다는 규모가 알려지자 결혼을 희망하던 그를 두고 ‘결혼 장례식’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스포츠조선). 서울신문은 이 반응이 이러한 대가족 문화 때문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일보는 방송 이후 파장이 일자 김대호가 “제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며 “이제 가족끼리 형식적으로 간소하게 지낸다”고 해명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 해명이 나온 날짜는 기사에 적혀 있지 않다.

8월 20일 방송된 MBC ‘구해줘! 홈즈’에서는 ‘폐지’라는 표현이 나왔다. 김숙이 김지유에게 “지유 씨, 제사 1년에 12번 할 수 있죠?”라고 묻자 김대호는 “저희 집에 제사를 폐지했고, 김치를 사먹는다”고 말했다고 스포티비뉴스가 보도했다.

그리고 9월 25일 “노 제사”라는 글과 추석 사진이 올라왔다. 해석하자면, 말로 밝힌 변화를 이번 추석에 사진으로 보여준 흐름이다.

시점계기알려진 내용
2024년MBC ‘나 혼자 산다’고향 양평에서 대가족 명절 풍경 공개
날짜 미상방송 뒤 해명(한국일보 보도)“제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8월 20일 방송MBC ‘구해줘! 홈즈’“저희 집에 제사를 폐지했고, 김치를 사먹는다”
9월 25일김대호 사회관계망서비스“노 제사” 글과 추석 가족 식사 사진

스포츠조선과 서울신문은 “제사를 폐지했고, 김치는 사 먹는다”는 발언을 방송 뒤 파장이나 화제에 대한 반응으로 소개했지만 발언 날짜는 적지 않았다. 한국일보와 스포티비뉴스는 거의 같은 문장을 8월 20일 ‘구해줘! 홈즈’ 장면으로 전한다.

한국일보 기사 안에는 ‘대폭 축소’ 해명과 ‘폐지’ 발언이 함께 실려 있다. 해석하자면 공개된 표현은 축소에서 폐지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읽히지만, 집안에서 실제로 언제 어떤 순서로 바뀌었는지는 인용한 보도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88명’·‘1400포기’·‘12번’은 각각 다른 것을 가리킨다

친척 수, 김장 양, 질문 속 횟수가 서로 다른 대상이라는 점을 나타낸 개념 일러스트
본문 내용을 정리한 개념도 · AI 생성
성균관대 조사로 본 추석 계획 인포그래픽
성균관대 조사로 본 추석 계획
지난해와 비교한 추석 차례 의향(조사별 질문 다름) 인포그래픽
지난해와 비교한 추석 차례 의향(조사별 질문 다름)

기사마다 반복되는 숫자는 김대호 집안의 명절 규모처럼 읽히지만, 가리키는 대상은 서로 다르다.

  • 88명: 친척 수다. 이번 추석 사진에 몇 명이 모였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 1400포기: 김장철마다 가족들이 담근다고 밝힌 김치 양이다(스포츠조선). 한국일보는 같은 대목을 ‘1000포기 이상의 김장’으로 적었다(한국일보).
  • 12번: 김숙이 던진 질문 속 숫자다. 인용한 기사들에는 김대호가 이 횟수를 직접 확인한 대목이 없다.

이 구분은 ‘노 제사’가 무엇을 없앴다는 뜻인지와 연결된다. 한국일보는 그가 ‘나 혼자 산다’에서 명절이면 대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때마다 제사와 김장을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와 ‘때마다’ 지내는 제사가 한 문장 안에서 나뉘어 있는 셈이다. 서울신문은 이번 추석을 “별도의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가족끼리 식사한 모습으로 설명했지만(서울신문), “노 제사”가 명절 차례와 그 밖의 제사를 모두 가리키는지는 보도만으로 알 수 없다.

차례 관련 응답은 지난해와 비교한 두 조사에서 모두 낮아졌다

서울신문은 김대호 사례에 이어 추석 계획을 물은 세 조사를 소개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수치를 함께 제시한 것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리서치 조사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차례나 제사를 지내겠다는 응답이 30%로 지난해 35%보다 5%포인트 낮았다(서울신문). 성묘나 벌초를 하거나 납골당에 가겠다는 응답도 45%로 지난해 50%에서 5%포인트 줄었다.

조사 · 항목올해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 추석 차례27.3%40.4%
한국리서치 · 차례나 제사30%35%
한국리서치 · 성묘·벌초·납골당45%50%

차례뿐 아니라 성묘·벌초·납골당 방문 의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해석하자면 한국리서치 조사 안에서는 의례 전반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함께 줄어든 모습이다.

세 조사의 조건은 기사에 이렇게 나와 있다.

  1.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220명을 전화로 조사했다. 기사에 지난해 비교 수치는 없다.
  2. 한국리서치: 이달 4~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웹 조사다.
  3.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시기와 대상, 방식이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27.3%와 30%를 한 줄로 이어 읽으면 안 되는 이유

두 숫자는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것을 잰 값이 아니다. 아래 차이는 모두 서울신문 기사가 전한 조사 설명에서 확인된다.

  • 묻는 범위가 다르다: 기사가 전한 항목 기준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차례’, 한국리서치는 ‘차례나 제사’를 물었다. 성균관대 조사는 차례와 성묘를 한데 묶어 가족 모임 여부와 함께 물었다.
  • 방식이 다르다: 한국리서치는 웹 조사, 성균관대 조사는 전화 조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방식은 기사에 없다.
  • 모두 계획을 물었다: ‘지내겠다’, ‘보내겠다’는 응답은 의향이다. 실제로 이번 추석에 차례를 지낸 비율과는 다른 값이다.

그래서 두 조사를 ‘27.3~30%’처럼 하나의 범위로 묶거나, 두 값의 차이를 변화로 읽을 근거는 없다. 해석하자면 두 조사가 각각 말해 주는 것은 자기 조사 안에서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방향이다.

감소 폭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3.1%포인트, 한국리서치는 5%포인트로 다르다(서울신문). 질문 범위가 다르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방식은 확인되지 않아, 이 보도만으로 감소 폭을 직접 비교하거나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 판단할 수 없다.

차례·성묘와 관계없이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86%였다

성균관대 조사는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을 나눠 물었고, 응답은 이렇게 갈렸다(서울신문).

응답비율
차례나 성묘 없이 가족·친척과 시간을 보내겠다43%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을 모두 하겠다43%
차례·성묘만 하고 가족과 따로 모이지 않겠다4%
둘 다 하지 않겠다11%

차례·성묘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친척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86%였다(서울신문). 이 값은 표에서 가족 모임이 들어간 두 응답(각 43%)을 합한 것과 같다.

서울신문은 이를 두고 추석의 의미가 전통 의례에서 가족과의 만남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 분석을 누가 내놓았는지는 기사에 밝혀져 있지 않다.

한국리서치가 추석의 의미를 복수 응답으로 물은 결과는 조금 다른 면도 보여 준다(서울신문).

  • ‘가족·친지와의 화합’ 45%
  •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 43%
  •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 37%(지난해 32%)

해석하자면, 의례가 빠진 자리를 모두 ‘만남’이 채우는 것은 아니다. 명절을 평소 휴일과 다르지 않게 여기는 응답이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었고, 성균관대 조사에서도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을 둘 다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11%였다.

김대호 집 사진은 ‘차례 없이 가족과 식사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표의 첫째 응답에 가까워 보인다. 다만 성묘를 했는지는 보도에 없어 어느 범주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한 집안의 ‘노 제사’를 흐름의 근거로 삼기 어려운 이유

서울신문은 “김대호의 집처럼 명절에 ‘차례 문화’를 줄이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 집안의 사례와 조사 결과를 이어 붙였다(서울신문). 이 연결은 기사의 구성이다. 한 집안의 사진은 조사 표본이 아니고, 조사 결과가 그 집안의 결정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 의례를 이어가겠다는 응답도 같은 크기다: 성균관대 조사에서 차례·성묘와 가족 모임을 모두 하겠다는 응답도 43%였다(서울신문). 차례·성묘 없이 모이겠다는 응답과 같은 비율이다.
  • 사진은 한 장면이다: 음식을 누가 어떻게 준비했는지, 가족 사이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사진과 보도로 알 수 없다.
  • 예능 속 반응은 검증이 아니다: ‘구해줘! 홈즈’에서 패널들이 “진짜요”라며 믿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양세형은 “말만 이렇게 하고 지하 벙커에서 모여서 하는 거 아니에요?”라는 농담을 했다(스포티비뉴스). 발언을 확인하거나 반박하는 근거로 쓸 수는 없다.

명절 방식을 바꾸려는 집이라면 네 가지를 따로 이야기해 볼 만하다

조사들은 차례, 성묘, 가족 모임을 서로 다른 항목으로 물었다. 이 구분은 집안에서 명절 방식을 논의할 때도 쓸모가 있다는 것이 이 글의 제안이다.

  1. 차례: 지낼지, 줄일지, 없앨지를 먼저 정한다. 김대호 집은 이번 추석을 “노 제사”로 알렸다.
  2. 성묘·벌초·납골당 방문: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차례와 따로 물은 항목이다. 차례를 줄여도 이 부분은 별도로 정할 수 있다.
  3. 가족 모임: 성균관대 조사에서 의례 없이 모이겠다는 응답이 한 축을 이뤘다. 의례와 모임은 따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4. 음식 준비: 김대호 집은 손이 많이 가는 전통 음식 대신 간소하게 상을 차렸다. 의례를 줄이는 결정과 음식 준비를 줄이는 결정은 별개로 이야기할 수 있다.

앞으로 명절 관련 조사 숫자를 볼 때는 다음을 먼저 확인하면 잘못 읽을 위험이 줄어든다.

  • 질문이 ‘차례’인지 ‘차례나 제사’인지, 성묘를 함께 묶었는지
  • 전화·웹 등 조사 방식과 표본 수
  • 지난해 수치가 같은 기관의 같은 질문에서 나온 것인지
  • ‘하겠다’는 계획인지, 실제로 한 일인지

아직 알 수 없는 것

  • 김대호 집안이 제사를 없애기로 한 시점과 결정 과정
  • “노 제사”가 명절 차례와 그 밖의 제사를 모두 뜻하는지
  • 이번 추석에 모인 인원과 성묘 여부
  • 김장을 그만뒀는지: 한국일보는 그가 제사, 김장 등 집안 행사가 폐지됐다고 밝혔다고 썼지만, 기사에 인용된 발언은 “제사를 폐지했고, 김치도 사 먹는다”는 문장이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의 시기·대상·방식
  • 올해 추석에 실제로 차례를 지낸 가구 비율. 인용한 조사는 모두 계획을 물은 것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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