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인사에서 ‘잘’ 빼기: 상담심리사가 짚은 여섯 가지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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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상차림보다 인사말이 어렵다면, 바꿔 볼 표현이 하나 있다. "잘 지냈니?" 대신 "어떻게 지냈니?"다. 상담심리사인 송주연 시민기자는 2026년 9월 25일 오마이뉴스에 실린 글에서 안부와 덕담에 습관처럼 붙는 '잘' 한 글자를 빼고 열린 질문으로 물어보자고 제안했다(오마이뉴스).

필자는 유방암 치료를 마친 뒤 맞은 명절에서 걱정하는 말들에 오히려 피로를 느꼈던 경험을 근거로 들었다. 악의 없는 말이 왜 상처가 되는지, 그 자리에서 무엇을 다르게 물을 수 있는지를 상담 현장의 언어 사용법으로 설명한다.

아래에는 칼럼이 바꾸자고 한 표현과 그 이유, 칼럼이 붙인 단서, 그리고 이 제안이 다루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 정리했다.

이번 추석 인사, 어디를 바꾸자는 제안인가

제안 자체는 단순하다. 안부와 덕담에서 '잘'을 빼고, 상대가 자기 상황을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질문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필자는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에는 대체로 '잘'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고 적었다.

흔히 건네는 말칼럼이 제안한 말칼럼이 든 이유
"잘 지냈니?""어떻게 지냈니?"'잘 지내야만 한다'는 뉘앙스를 풍길 수 있어서
"아이고 힘들지""어땠어?"같은 상황이라도 느끼는 감정은 사람마다 달라서
"잘해라, 열심히 해라""네 뜻을 펼치길 바라"성과를 내야 가치 있다는 평가가 담겨서
"예뻐졌네", "살 빠졌다"날씨·사회적 이슈 등 개인적이지 않은 화제상대의 몸을 대상화해 평가하는 말이어서
"몇 학년이니?""너 올해 몇 살이지?"정규교육 밖의 아이들을 배제할 수 있어서
"친구들하고 잘 놀아라"삼가기를 권함외향적 성격을 더 좋게 여기는 편견이 숨어 있어서

다만 칼럼은 '잘'을 전부 쓰지 말라고 단정하지 않았다. 쓰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거나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의미를 담을 때가 많다는 것이 필자의 설명이다.

선의로 건넨 말이 왜 불편했을까

필자는 2년 전 추석, 유방암 치료를 마치고 처음 만난 친척들이 자신의 건강에 관심이 많았다고 썼다. 반복되는 "괜찮지?"에 웃으며 답했지만 조금 피곤했다는 것이다. 칼럼에 구체적인 날짜는 나오지 않는다.

이어진 조언들은 말하는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대체로 겹쳤다.

  •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제 운동 열심히 해라"
  • 즐겁게 사는 걸 중시하는 사람은 "스트레스받지 말아라"
  • 음식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골고루 잘 챙겨 먹어"라며 고기를 건넴

필자가 짚은 원인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전제였다. '나에게 좋은 건 너에게도 좋다'는 가정 아래 통념과 추측으로 건네는 말이 평가받고 침해받았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제시한 대안은 "나는 너에 대해 잘 모른다"는 자리에서 시작하는 대화다. 상담자들이 "잘 지냈니?" 대신 "어떻게 지냈니?"라고 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한다.

새출발과 외모 이야기는 어디가 걸리나

입학, 새 직장, 자격시험 합격처럼 '새출발'을 한 사람은 명절 자리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때 흔히 나오는 "잘해라"에 대해 필자는 능력주의의 세례를 받아 상대방을 평가하는 말이라고 썼다.

압박 대신 상대의 뜻을 응원하는 말로 필자가 제안한 표현이 "네 뜻을 펼치길 바라"다. 성과가 나지 않으면 가족 모임 자체를 꺼리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외모를 소재로 한 아이스 브레이킹도 같은 범주로 다룬다. 칭찬으로 통용되는 말이라도 몸을 대상화해 평가하는 말일 뿐이며, 좋은 기분이 오래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가 대체 화제로 권한 것은 날씨나 사회적 이슈 등 개인적이지 않은 소재다.

아이에게 건네는 말은 어떻게 바꾸나

어른들이 아이에게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대개 "몇 학년이니?"다. 필자는 자신이 만난 청소년 내담자들이 꼽은 가장 곤란한 말 중 하나가 바로 이 질문이었다고 전한다.

중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 이들은 친구들의 학년으로 계산해 답하면서도 '내가 정상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더 어린 아이에게 흔히 하는 "친구들하고 잘 놀아라"에 대해서도 필자는 삼가기를 권한다. 내향적인 성향은 타고난 기질적 특징 중 하나로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이유다.

  •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하면: "너 올해 몇 살이지?" (필자는 굳이 나이를 물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단서도 달았다)
  • 내향형 아이에게 친구들은 어떤지 자꾸 묻고 잘 지내라고 조언하는 것은, 자기 성향이 부적절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다

자리에 앉기 전, 이 순서로 점검하면 된다

아래는 칼럼에 흩어져 있는 제안을 대화가 흘러가는 순서로 다시 배열한 것이다. 새로운 지침을 더한 것이 아니라 정리 방식만 바꾼 해석이다.

  1. 말을 꺼내기 전 내 기준부터 본다. 필자는 자신의 기준과 사회적 통념을 내려놓고 대화를 시작하라고 했다.
  2. 첫 안부는 "어떻게 지냈니?"로 연다. 상대가 잘 지내지 못했을 가능성을 열어 두는 질문이다.
  3. 상황을 아는 사이라도 감정은 단정하지 않는다. "아이고 힘들지" 대신 "어땠어?"만 묻는다.
  4. 새출발한 사람에게는 평가 대신 응원을 말한다. "잘해라"를 "네 뜻을 펼치길 바라"로 바꾼다.
  5. 어색함을 풀 소재는 외모 밖에서 찾는다. 날씨나 사회적 이슈처럼 개인적이지 않은 화제를 쓴다.
  6. 아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하다면 학년 대신 나이를 묻되, 꼭 물을 필요는 없다. "친구들하고 잘 놀아라"처럼 사교성을 요구하는 덕담은 삼간다.

메시지로 보낼 때는 무엇을 더 볼까

대면 자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사 카드 서비스 모멘토는 자사 추석 페이지에서 2026년 추석을 9월 25일(금), 연휴를 9월 24일(목)부터 27일(일)까지로 안내한다(모멘토). 상업 서비스가 자사 페이지에 적은 안내라는 점은 감안해 읽는 것이 좋다.

같은 페이지는 보내는 시점과 문구도 이렇게 권한다.

  • 개인적인 인사는 연휴 하루 전이나 당일 오전
  • 상사에게는 정중하고 짧게, 답장을 요구하지 않는 문구
  • 거래처에는 가족이나 건강을 가정하지 말고 한 해의 신뢰와 협력에 감사하는 내용

두 자료는 서로를 인용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의 사정을 가정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카드 문구 안내에도 같은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은 나란히 읽어 둘 만하다. 이 비교는 해석이다.

명절 인사라는 자리, 배경으로 한 가지

말과 음식을 나누는 자리라는 성격은 추석 풍속 설명에도 남아 있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제공하는 '위대한 문화유산' 항목은 한가위, 즉 가윗날의 유래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하며(네이버 지식백과), 시집간 딸이 친정어머니와 중간지점에서 만나 회포를 풀고 음식을 나누던 '반보기'(중로상봉) 풍속도 전한다. 칼럼은 이런 유래를 언급하지 않았고, 배경으로 나란히 두는 정보다.

이 제안이 답하지 않은 것

  • 칼럼은 필자의 개인 경험과 상담 현장 사례에 근거한 제안이다. 필자는 이렇게 안부를 물으면 대체로 조금 더 솔직한 답변이 돌아온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측정한 조사·통계나 반대 견해는 제시하지 않는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쓴 '사는 이야기' 성격의 글이며, 기관의 권고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목은 없다.
  • 필자가 겪은 일은 "2년 전 추석"으로만 적혀 있어 정확한 날짜는 확인되지 않는다. 글이 오마이뉴스에 실린 날은 2026년 9월 25일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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